李대통령,김정일위원장과 메시지 주고 받았다

2009-08-23     조창용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김기남 노동당 비서 등 북한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을 만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북한 정부의 고위 관계자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오늘 오전 9시부터 30분간 청와대에서 김 비서 등 북한 조문단 일행을 접견했다.북한 조문단은 남북협력의 진전에 관한 김 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 받고 정부의 일관되고 확고한 대북원칙을 설명한 뒤 이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공약인 `비핵.개방 3천 구상'을 설명하고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남과 북이 어떤 문제든 진정성을 갖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 조문단은 "면담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한다.남과 북이 협력해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 대변인은 "오늘 면담은 진지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김기남 노동당 비서도 청와대 예방 뒤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 잘 됐다. 좋은 기분으로 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면담 시간은 사전에 정해져 있던 것이 아니었고 통상적인 접견보다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으냐 해서 여유 있게 잡은 것"이라며 "오늘 면담은 원론적인 수준의 대화였고 앞으로 실무차원에서 대화하면서 풀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담 형식과 관련해서는 "한마디로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할 수 있다"며 "남북이 동족이고 특수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되, 이제 남북관계도 국제적, 보편타당한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만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에는 우리측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북한측에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원동연 조선아태평화위 실장이 배석했다.

   한편 지난 21일 서울에 도착, 2박3일간 서울에 머물렀던 북한 조문단은 이 대통령 면담 직후인 이날 낮 12시 10분께 북한 고려항공 특별기 편으로 김포공항을 떠나 평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