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별점리뷰] 별이 된 코러스 걸이 쏟아내는 별점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2009-08-24 뉴스관리자
코러스 걸이 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린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흥행 가도를 달린다. 경쾌한 탭댄스와 화려한 무대,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은 늘씬한 코러스 걸들은 연일 박수를 받고 있다. 여기에 배우 박상원, 김법래의 중후한 매력과, 탭 댄스 안무를 훌륭하게 소화해낸 배우 옥주현, 임혜영의 저력이 더해져 평균 90%이상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힘을 내고 싶을 때, 꿈을 꾸고 싶을 때! 착한 스토리 지수 ★★★★★
공연은 1930년대 브로드웨이의 중심인 42번가를 배경으로 하여 한 무명 배우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사실 극의 갈등 구조는 탄탄하지 않다. 여주인공 페기는 어이 없으리만큼 쉽게 모두와 친해진다. 심지어 무대를 잃고 어둠 속으로 물러나는 도로시 브록까지 새로운 스타를 따뜻하게 응원해준다. 그러나 대책 없이 착한 스토리이기에 객석에 따뜻함을 전달하는 힘은 더욱 강렬하다. 경제 공황 속에서 모두의 땀으로 성공을 이룬 공연‘프리티 레이디’를 보면 관객들도 힘이 절로 난다. 또, 맑은 마음을 가진 페기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는 우리 마음에도 시원한 탭 댄스 무대가 열린다. 주인공뿐 아니라 코러스 걸들과 스텝, 연출가 줄리안 마쉬까지 개개인의 애환을 얇게나마 넓게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공연의 스토리가 가진 착한 부분이다.
뮤지컬에 탭 댄스까지 일석이조 지수 ★★★★★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많은 초기 뮤지컬들이 화려함을 위해 선택했던 쉽고 정확한 방법을 따랐다. 바로 극 중 극 형식과 백 스테이지 뮤지컬 방식이다. 살짝 올라간 커튼 아래로 비어져 나오는 오디션의 열기, 거대 동전 위의 코인댄스, 최고의 커튼콜을 만들어내는 탭 댄스 군무까지. 관객들은 뮤지컬뿐 만 아니라 각 장면에서 완성도 높은 댄스 공연을 볼 수 있다. 1980년 여름 첫 공연을 올린 이 뮤지컬의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는 꽤 녹이 슨 듯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거기에 입혀지는 탭 소리는 주체 할 수 없이 몸을 들썩이게 하는 리듬감과 현장감을 가져온다. “돈 벌어 많이, 돈 벌어 많이” 등 스토리에서 빠져 나온 노래들의 경쾌함은 중독성이 있다. “막 내려! 죄송합니다. 관객 여러분”과 같은 인터미션 안내 멘트에 담긴 위트까지 이르면 이쯤 해서는 일석 이조가 아니라 일석 삼조라 할 만 하다.
무대 아이디어 총 출동 지수 ★★★★☆
명작은 괜히 명작이 아니다. 14개의 대형 무대장치가 30회가 넘는 무대 전환을 만들어 낸다. 장면 하나하나에는 섬세함과 독특한 아이디어가 배어있다. 도로시 브록의 연습 장면 중 펼쳐진 하얀 스크린은 흑백 영화 한편을 생각나게 한다. 시대상을 잘 반영하면서도 신선한 연출법이다. 촘촘한 전구들이 표현하는 도심의 야경에서부터, 카지노의 정신없는 화려함을 연상시키는 코인들, 고풍스러운 기차역까지 각각의 색깔 있는 무대가 인상적이다. ‘프리티 레이디’의 막이 내린 뒤 무대에 깔린 어둠마저 또 하나의 훌륭한 무대 장치가 되어 줄리안 마쉬의 고독을 다독여준다.
[뉴스테이지=백수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