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오토바이 저절로 불 훨훨"
[화보]엔진 정지상태서 발화..회사 "불량부품 썼을 것"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인 BMW의 오토바이가 저절로 불 타올라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회사 측이 피해보상을 외면한다며 소비자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BMW오토바이에서 저절로 불이 난 피해사연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만 작년 4월에 이어 2번째다. 피해자들은 똑같이 "엔진 정지상태에서 자연 발화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제품 결함과 관련된 정밀한 감정과 검사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또 피해자들은 "'제조업체인 BMW가 정품 부품을 사용하지 않았거나 지정된 정비공장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추론을 근거로 피해보상마저 외면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오타바이 화재건에 대해서도 BMW 측은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곳에서 정비 받았을 것"이라 추측하며 보상불가의 입장을 표명했다.
부산 명장동의 황 모(남.31세)씨는 지난해 말 2002년식 BMW 'F650 CS' 중고 오토바이를 500여만 원에 구입했다. 이후 8개월간 잔 고장 하나 없었기에 황 씨는 크게 만족하며 이용해 왔다.
사고가 일어난 날은 지난 7월16일. 후배로부터 "오토바이가 불타고 있다"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기 너머 후배의 목소리는 매우 다급했다.
황 씨는 기겁해서 후배에게 우선 불을 꺼줄 것을 부탁하고 오토바이를 세워둔 부산대학교 음악관 주차장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오토바이는 이미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불이 엔진으로 옮겨 붙어 폭발이 일어나지 않은 것만도 천만다행이라 여겨질 정도였다.
정신을 추스른 황 씨는 BMW대구지점에 화재사실을 알리고 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정비문제로 가끔 불이 나는 사례가 있다"면서 오토바이 재 구매 시 할인과 정비 시 부품가격의 할인 안내등으로 무마하려 했다.
납득할 수 없었던 황 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화재 원인에 대한 원인 규명을 요청했다.
국과수 감정서에는 '오토바이 시트 덮개 하단에 위치한 컨넥터 연결 배선이 전기적으로 융단된 것으로 봐 최초의 발화지점으로 추측된다. 발화지점은 시트 덮개 하단으로 인위적으로 착화하기 어려운 지점이고, 발화지점 부근에 불쏘시개와 같은 특이한 연소 잔유물이 식별되지 않는다'고 기재돼 있었다.
이어 '컨넥터와 연결된 배선의 절연이 물리·화학·기계적 원인 등에 파괴돼 주변 가연물로 착화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배터리의 과전압에 의해 발화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돼 있었다.
이에 대해 BMW 관계자는 "차량의 화재와 관련해 보고되는 사례의 90% 이상이 암페어가 맞지 않는 휴즈가 원인"이라면서 "이는 BMW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곳에서 정비를 받아 BMW부품이 아니거나 규격이 맞지 않는 휴즈 등을 사용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씨의 경우도 공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한 기록이 없어 안타깝지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BMW 측의 답변에 황 씨는 상기된 목소리로 "주행거리가 1만키로도 안 된 차량이 무슨 부품 정비를 받냐"면서 "이전 주인에게도 거듭 확인했지만 부품을 교환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또 "BMW 공식 서비스센터에 문제의 차량을 입고시켜 정밀검사로 잘잘못을 따져보고자 했지만 센터 측으로부터 '차량의 연식이 오래됐고, 정기적인 점검을 받은 기록이 없는 차량이기에 정밀검사의 진행이 어려울 것'이란 터무니없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4월 대전의 김 모 씨는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오토바이에서 저절로 불이 났다"며 제보한 바 있다. 당진에 내려가 산소를 돌보던 중 '불이야'하고 외치는 소리에 허겁지겁 달려가 보니 1천200여만 원에 구입한 BMW오토바이가 불타고 있었다.
오토바이는 구입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고, 지난달 정비까지 마친 상태였다. 즉시 BMW 대리점에 연락했고, 현장에 도착한 담당자는 "전선합선에 의한 것"이라며 "절연선을 사용하긴 하나 속에 있던 구리선이 열을 받아 달아오르면서 불이 붙은 것 같다"고 화재 원인을 설명했다.
하지만 김 씨는 "시동을 끈 지 9시간이나 지났고 키를 꽂아두지도 않았다"고 반박하며, "만약 아무도 없는 밤에 불이 났다면 차체가 모두 타고 폭발로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주행 중에 화재가 났다면 끔찍하다"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