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엔 AS센터도 '개점휴업'..나몰라라~"

2009-09-03     이민재 기자

<▲ 연합뉴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민재 기자] 여름휴가 기간 동안 업체들의 대책 없는 AS지연에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7~8월 본격적인 휴가철 동안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휴가를 핑계로 사후처리는 뒷전인 업체들의 안일함을 질타하는  제보가 빗발쳤다.

담당직원의 여름 휴가시 결원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무작정 기다림만을 강요해 AS지연으로인한 불편함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업체들은 "담당직원이 없어 확인이 어렵다","휴가철로 인력이 부족한 특수상황이라 어쩔 도리가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을 뿐이다. 

소비자들은 “휴가철이 특수상황이라고 하지만 업무를 딱 자르듯 중단 시켜 놓고 소비자의 불편만을 강요하는 것은 업체의 횡포"라며 "휴가가 소비자의 민원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선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수선 안 된 구두 돌려보내고 '휴가중'

서울시 회기동의 손 모(남.30세)씨는 지난 6월 대구에서 23만 원가량에 유명브랜드 E사의 신사화를 구입했다.

2주정도 착용 후 오른쪽 구두코 부분이 심하게 깨지기 시작해 제품불량이라 생각한 손 씨는 매장을 방문해 AS를 요청했다. 매장 직원은 다짜고짜 "한국소비자원에 보내 조사 의뢰하겠다"며 3천원을 요구해 영문도 모른 채 비용을 지불하고 구두를 맡겼다.

며칠 뒤 담당자는 '신발 앞코는 가죽재질로 착화 시 주의 필요'라는 검사결과를 통보했다. 손 씨가 "구입당시 별도의 주의사항을 듣지 못했다"고 항의하자 수선을 제안했다. 하지만 2주 후 제대로 수선되지 않은 구두가 도착했다.

화가 난 손 씨가 거세게 항의하자 "휴가기간이니 이해해 달라"고 통사정했다. 실랑이 끝에 새 제품 교환을 약속받았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손 씨는 "구입 2주 만에 문제가 발생하고 안일한 사후처리로 한 달 넘게 구두를 신지 못하고 있다. 업체의 무책임한 태도와 계속된 약속 불이행에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구두업체  관계자는 "소비자가 최초 매장에 AS를 의뢰해 본사에서 제3의 기관에 심의를 의뢰했다. 제품불량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와 소비자에게 안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새 제품 교환을 제안했지만 소비자가 제품 불량 유무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다. 당시 휴가기간이라 AS가 지연됐고 현재는 수리완료하고 마무리를 지은 상태"라고 답했다.


◆고장 난 도어폰 “휴가 간 직원이 열쇠?”

전북 익산시의 최 모(남.51세)씨는 지난 6일 두 아들이 살고 있는 서울시 구로동의 오피스텔을 방문했다. 최 씨는 오피스텔의 도어폰이 작동되지 않는 사실을 발견하고 직장생활로 바쁜 두 아들을 대신해 제조사인 H사에 AS를 신청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AS가 일주일정도 걸린다”고 무책임하게 안내했다. 황당하게 여긴 최 씨가 “도어폰은 방범의 1차 관문인데 1주일동안 AS가 안되면 피해는 누가 책임 지냐”고 따져 묻자 “AS기사와 상의한 후 연락을 주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고, 기다림에 지친 최 씨가 재차 문의하자 이틀 전과 똑같은 대답만 반복했다.

거듭된 요청 끝에 담당자와 통화했지만 “휴가 중이라 다음 주 월요일쯤 방문이 가능할 것 같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고장이 발생한지 5일이 지나서야 5만5천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AS를 받을 수 있었다.

최 씨는 “AS도 제때 이루어지지 않고 고장 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무시하는 업체 측의 안일한 태도에 기가 찬다”라며 “설치만하면 끝나고 AS는 뒷전인 이런 제품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지 걱정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H사 관계자는 “최근 태풍으로 인한 피해증가와 휴가철 인력부족으로 인해 AS가 지연된 것 같다”며 “지난 10일 방문해 AS를 완료했다. 서비스 지연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렸다”고 덧붙였다.

◆담당자 휴가 = 업무마비

인천 만수동의 이 모 씨는 지난해 12월 유명 여성복 브랜드 C매장에서 재킷을  28만 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보풀이 심하게 일어 착용할 수 없게 됐다.

매장에 반품을 문의하자 "본사에 의뢰해 봐야 한다"며 수거해간 후 연락두절 됐다.  본사에 문의하니 "담당자가 휴가 중이다. 다음날 연락 주겠다"고 임기응변식 답변만 계속했다.  해를 넘기고 한참을 기다려도  연락은 없었다.

이 씨는 "유명 브랜드라서 믿고 구매했는데 제품을 보낸 지 3주가 지나도 연락 한번 없다. 옷은 계절성이라서 겨울이 지나면 입을 수도 없는데 이렇게 무성의 할 수 있는가?  처음엔 상품 교환을 원했지만 이젠 믿을 수가 없어 환불을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여성복업체 관계자는 "처리해야 할 물량이 너무 많아 반품심의 기간이 길어지고 따로 연락드릴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이 씨의 경우 본사 반품 심의 과정에서 누락되어 처리기간이 더 길어진 것 같다. 현재 이 씨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여 전액 환불하기로 협의가 끝난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