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아함과 털털함을 동시에 가진 그녀
발레리나 김지영을 만나다!
2009-09-09 뉴스관리자
발레리나의 무대 뒷모습은 어떨까. 분장을 하고 의상을 입고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마지막 숨을 고르는 순간까지! 예쁜척, 도도한척, 우아하게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며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릴 것 같다. 섬세한 동작 하나하나 야무지게 신경 써야 하는 무대 위 사정은 말할 것도 없다. 총총거리는 걸음으로 무대 위를 종횡무진 누비는 발레리나들은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환상, 즉 일종의 판타지를 선물한다.
지난 9월 3일 예술의전당 국립발레단 연습실에서 막 발레 ‘차이코프스키’의 리허설을 마친 발레리나 김지영을 만났다. 그녀의 첫 인상은 우리가 흔히 생각했던 발레리나 이미지와는 조금 달랐다. 털털함과 솔직함이 매력인 그녀는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가 아닌 인간 김지영으로 돌아온 듯했다.
“연습이나 공연이 없을 땐 주로 음악회를 가거나 병원엘 가요.”그녀의 말이다. 발레라는 장르는 특히 몸으로 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무용수들이 허리나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연습에 한창인 발레 ‘차이코프스키’는 아크로바틱한 동작들이 많기 때문에 무용수들이 유독 힘들어 한다고. 그녀는‘부상투혼’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무용수들이 연습에 열심이라고 전했다.

발레 ‘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의 음악가 차이코프스키의 청년 시절 방황과 고뇌를 보리스 에이프만의 안무로 풀어냈다. 이 작품은 차이코프스키가 생전에 작곡했던 곡으로 두 시간 남짓의 공연 시간을 채운다. 다른 사람의 음악은 쓰지 않았다. 발레리나 김지영은 “음악을 들어보면 너무 아름답다. 그런 아름다움 속에서 차이코프스키가 얼마나 괴로워하고 고독해했을지 상상이 간다. 작품은 그런 차이코프스키의 어둡고 고뇌에 찬 모습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 슬프다”고 말해다. 관객들은 발레는 어렵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차이코프스키의 시커먼 내면 속으로 안내하는 무용수들의 인도를 받으면 그만일 것이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발레를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모든 사람이 발레를 좋아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발레는 어려운 장르가 아니라는 걸 말씀 드리고 싶어요. 일단 한 번 와서 보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거예요”라며 발레에 대한 대중적인 사랑과 관심을 부탁했다.
발레리나 김지영이 출연하는 국립발레단의 명품 발레 ‘차이코프스키’는 오는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된다.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최나희 기자,사진 김고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