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야메 같은 이 세상의 주인공

연극 ‘야메의사’

2009-09-10     뉴스관리자

‘우울한 시대’라는 문구를 대변이라도 하듯, 한껏 우울해 보이는 블루 바탕과 그보다 더 우울해 보이는 한 남자가 멍하니 있다. 외양은 그저 백수(?)처럼 보이나 귀에 꼽고 있는 무언가를 보아하니 의사들이 사용한다는 청진기가 아닌가. 그것은 ‘딸아이의 장난감은 아닐까’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하지만 청진기가 저 우울해 보이는 남자의 것이라는 것은 단숨에 알아차릴 수 있다. 그것은 제목 ‘야메의사’에서 확인시켜준다.

야메, 속어로 많이들 사용하는 말이기는 하나 정확한 뜻을 말하기엔 낯선 감도 있다. 사전에 뜻풀이가 돼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외래어도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뭔가 전문적이지 못하고, 불법으로 행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임은 분명하다. ‘의사’라는 말까지 붙었으니 가관이다. 사람의 생사를 다루는 의사가 야메라니…. 혀를 찰 노릇이다. 더군다나 한심의 극치를 달리는 모습의 남자가 ‘야메의사’라면 공짜 시술이라도 손 사레를 칠 일이다. 청진기 보다는 앞에 놓인 소주병이 더 잘 어울리는 것은 왜일까.

하지만 연극 ‘야메의사’가 풍자극임을 감안해 볼 때 포스터 뒤에는 날카로운 시각이 존재하는 듯하다. 흐르는 물 위의 화려한 빌딩들, 우울한 시대, 야메의사, 환상의 주사 등 포스터에서 나열하고 있는 것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아닐까. 복잡해지고 이기적으로만 변해가는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환상의 주사’를 맞으러 가보자. 연극 ‘야메의사’는 9월 16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된다.(문의:02-813-1674)


[뉴스테이지=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