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는 공연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2009-09-15 뉴스관리자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9월 우리 곁에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이 작품은 지난 2005년 초연, 11차 시즌까지 이른 롱런 작으로 매회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제 12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 작사-극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당신이 잠든 사이, 무대 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무대는 가톨릭 재단의 한 병원이다. 신부, 환자, 의사, 자원봉사자, 수위 아저씨까지 소란스럽게 누군가를 찾고 있다. “최병호씨~. 최병호씨 어디 있어요~” 도대체 최병호가 누군데 다들 이렇게 애달프게 찾는 것일까. 최병호, 그는 척추마비의 반신불수 602호 붙박이 환자다. 이 병원 사람들이 최병호를 찾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연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핵심 출연자이기 때문. 생생한 병원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만 완성된다면 병원 앞으로 넉넉한 후원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결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극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병원에 모인 사람들의 사연을 들려준다. 그들은 하나같이 상처받은 영혼들이다. 전쟁의 희생자가 된 남편을 잃고 집배원과의 사랑도 생이별로 마무리한 이길례 할머니, 잘 나가는 쇼걸이었으나 불륜의 상처를 입은 알콜 중독 정숙자, 말없이 떠난 사랑의 그리움을 참지 못하는 김정연, 답답한 병원살이에서 벗어나고픈 닥터리 등 구구절절한 사연쯤은 하나씩 갖고 있다. 그렇다면 최병호 그는….
과거 빚더미에 앉게 된 최병호는 돈을 벌어오겠다며 아내와 어린 딸을 등진다. 돌아온다는 한마디만 남긴 채 아내마저 딸아이를 버리기에 이르고, 어린 딸은 순식간에 고아가 된다. 절망과 좌절 속에 살던 딸 민희는 어느 날 우연히 브라운관 속의 다큐멘터리 예고를 보고 무언가를 결심한다. 이것이 최병호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단서가 될 수 있을까.
연말이면 구세군이 등장하고 여기저기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사람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추운 겨울을 함께 이겨내자는 따듯한 마음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이런 마음을 담아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각 캐릭터들의 아픔을 관객들과 함께 나눈다. 상처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이 작업은 관객들에게 겨울을 더욱 따뜻하게 보내는 방법을 소개해주는 듯하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오픈 런으로 공연된다.(문의:02-744-5701)
[뉴스테이지=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