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SK회장,스승 루커스교수 경제 대담
2009-09-16 강민희 기자
16일 SK그룹에 따르면 루커스 교수의 시카고대 제자인 최 회장은 최근 국내 콘퍼런스 참석 등을 위해 방한했다가 이날 생일을 맞은 루커스 교수를 만찬에 초대해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한 전망. 한국 경제의 중장기 발전전략 등에 대한 토론을 했다.
최 회장은 "한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 정책에 힘입어 다른 나라들보다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커스 교수도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
최 회장은 그러나 "한국 경제의 조기 회복에는 원화 가치의 저평가에 따른 '환율 효과'도 상당 부분 작용한 만큼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이 수출증대 등으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위기'를 잘 극복해 가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 이르다"며 루커스 교수에게 한국경제의 장기 발전전략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루커스 교수는 이에 대해 "미국 경제가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쟁을 촉진하는 교육 시스템이 건재하는 한 장기 침체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과 학생, 교수와 교수 간의 경쟁을 장려해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미국 교육의 힘이 곧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이 되려면 무엇보다 '기술'이 중요하다. 독자적으로 모든 기술을 개발할 수는 없다"며 "기술 전파와 교류가 빠른 시대에 사는 만큼, 다른 나라들이 개발한 기술을 잘 갖다 쓰는 것도 훌륭한 발전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개방적 기술발전 전략을 활용하려면 한국이 먼저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좀 더 '개방적인 국가'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루커스 교수는 시카고학파 밀턴 프리드먼의 수제자다. 경제 주체들이 가능한 모든 정보를 활용해 미래에 대한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합리적 기대가설'을 정립한 연구업적으로 1995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