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뮤지컬단사 이야기

서울시뮤지컬단 수석단원 곽은태가 말한다

2009-09-18     뉴스관리자

서울시뮤지컬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단체다. 그동안 창작극 발굴 및 무대화로 국내 창작 뮤지컬의 지평을 넓히는데 노력해온 이 단체는 매년 여름, 극장식 무대를 과감히 버리고 야외무대로 나와 관객들에게 저렴한 관람료로 고품격의 문화와 만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고 있다. 서울시뮤지컬단의 곽은태 수석단원을 만나 서울시뮤지컬단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 한국 뮤지컬단의 모체 서울시뮤지컬단 ; 예그린악단, 국립가무단, 서울시립가무단에서 지금의 서울시뮤지컬단이 되기까지

“서울시뮤지컬단은 한국 뮤지컬단의 모체라고 할수 있죠.” 서울시뮤지컬단에 대해 묻자 곽은태 수석 단원이 제일 처음 내뱉은 말이다. 곽 단원의 말처럼 서울시뮤지컬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단이다. 서울시뮤지컬단의 시초는 1961년 창단된 예그린악단이다. 예그린악단은 5.16혁명의 주체인 김종필의 주도하에 무용, 악단, 연기하는 사람들, 성악 하는 사람들 등이 모여 결성이 된 단체이다.

“사실, 예그린악단이 하는 공연들은 예술성이 짙은 작품은 아니었어요. ‘살짜기 옵서예’, ‘땅콩 껍질 속의 연가’, ‘위대한 조국’. 이런 정치적 색을 가진 공연들이 대부분이었죠.”
예그린악단은 애초에 김종필이 북한의 가무극에 필적할 가무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정치적 목적에 의해 창단된 단체다. 그런 만큼 김종필의 정치적 부침이나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라 무려 6번의 해체와 재창단의 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어떤 연유인지에서는 몰라도 국립극장 소관으로 넘어가게 됐어요. 거기서 ‘국립가무단’이라는 새 이름으로 활동하게 되죠. 그 이후에 ‘국립 예그린 예술단’ 시절을 거쳐서 1977년 시민회관 이후 세종문화회관이 세워질 때 ‘서울시립가무단’으로 이름이 바뀌어서 들어오게 되요. 1999년에 재정적인 독립은 아닙니다만 재단법인으로 바뀌면서 지금의 ‘서울시뮤지컬단’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어요. ‘가무단’이라는 이름이 춤의 의미가 많아서 이기도 하고, 대세가 뮤지컬로 자꾸 옮겨오다 보니까 뮤지컬단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게 됐어요. 그 때부터 실질적으로 국가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저희가 맡아서 했죠. 예를 들면 ‘세계~대회’라고 일컫는 것들이요.”

- 뮤지컬단이 일궈낸 대표작들 ; 마지막날 개막 3시간 전에는 5배 비싼 가격으로 암표가 거래되기도 한 ‘살짜기 옵서예’, 미국 순회공연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둔 ‘양반전’, ‘지붕위의 바이올린’, ‘포기와 베스’ 등

“예그린 시절에 가장 기억 속에 남는 것은 ‘살짜기 옵서예’죠. 그 당시 인기가 대단했던 인기가수 패티김과 코미디언 곽규석이 출연했어요. 제가 알기로는 매 공연 객석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의 인기를 끌었던 작품입니다.”
실제로 ‘살짜기 옵서예’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뮤지컬은 엄청난 성황을 이루어 마지막 날에는 입장권이 매진되어 개막 3시간 전에는 5배 비싼 가격으로 암표가 거래되기도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 이후로 대표작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양반전’이죠. 87년도에 그 작품을 가지고 88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을 알리기 위해 미국 5개 도시(센디에고, 새크라멘토, 샌프란시스코, 컬버시티, LA)를 돌았어요.”

우리네 해학과 정서가 넘치는 흥겨운 뮤지컬 ‘양반전’은 미국 순회공연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전통적인 문화유산을 현대적 감각과 기술로서 훌륭하게 소화했다는 점, 극본과 연출의 조화 속에서 춤과 노래가 최대한도의 극적 효과를 거두고 있었다는 점 등이 호평을 받았다.
곽은태 수석 단원은 그 외에도 ‘지붕위의 바이올린’,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는 ‘포기와 베스’ 등을 뮤지컬단의 대표작으로 꼽았다.

- 서울시뮤지컬단의 장점 ; 매일 연극 트레이닝, 음악 트레이닝... 배우들이 꾸준히 연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최대 강점

“외부의 다른 단들은 한 달, 기껏해야 두 달 연습 후에 공연에 올라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죠. 사실 무대공연이라는 것이 한두 달 해서 우리가 추구하는 앙상블이 나올 수가 없어요. 그러나 우리 뮤지컬단은 다르죠. 우리는 날마다 모여서 매일 연극 트레이닝, 음악 트레이닝을 하죠. 1년 내내 개방되어 있는 연습실이 있어 파트별, 개인별 연습이 언제나 가능한 여건이 마련되어 있어요. 또한 연기, 무용, 노래 등 따로 지도 단이 있어 항상 트레이닝이 가능합니다.”
배우들이 꾸준히 연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하는 곽은태 수석단원의 말에는 서울시뮤지컬단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뉴스테이지=신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