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제작기6]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

배우들에게 듣는 에피소드

2009-09-18     뉴스관리자

「관객들은 모르는 뮤지컬 제작과정을 공개하기 위해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의 6개월간 제작기를 전한다. 뮤지컬 제작과정의 순서에 맞춰 ①작가, ②작곡가, ③안무가, ④음향감독과 조명감독, ⑤배우들의 연습현장1, ⑥배우들의 연습현장2 순으로 제작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현장을 취재한다.」

군악대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는 홍일점인 최하사 역을 제외 하고는 남자배우만 15인이다. 배우가 관악기를 직접 연주해야했기 때문에 연습기간이 보통의 뮤지컬의 연습기간보다 3개월가량 더 길어 졌다. 새벽부터 왕십리역 앞 분수광장을 숨이 차게 달리고, 밤늦게는 삼겹살에 소주한잔을 걸치는 끈끈했던 연습과정을 듣기 위해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 배우 15인 중 김재천(설록 역), 이승목(만수 역), 임하람(소신 역), 김정호 (태식 역)를 만났다.

▶ 팡파르연주가 익숙해진 시점 실전연습

연습이 2개월을 지나갈 때쯤, 팡파르 정도는 머뭇거리지 않고 연주할 수 있게 됐다. 칸칸이 막혀 있는 좁은 연습공간이 답답해졌다. 연습실 앞 넓은 분수광장이 제2의 연습공간이 됐다. 한 배우의 여자 친구의 생일날. 고민하고 있던 동료를 위해 15인의 배우가 똘똘 뭉쳤다. “여자 친구 분이 연습실 앞으로 오신다고 해서 단체로 연습도 할 겸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곡으로 깜짝 연주를 해줬죠. 저희 연주가 감동적이었던 건지,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여자 분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셨죠. 그렇게 상대방도, 주변 분들도 반응이 좋으니까, 다른 배우 형들이 자기들도 해달라고 때를 쓰는 거예요.(웃음) 귀찮을 수도 있었는데, 한편으로 뿌듯했죠.”

▶ 울컥 했던 첫 공연 후

7월10일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의 첫 공연이 있었다. 첫 공연 5일전 김설록 캐릭터를 맡은 배우 김재천이 간염으로 입원을 하는 비상사태가 있었지만 첫 공연의 막은 올랐다. 특히 만수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승목은 큰 부담을 갖고 있었다. “저희가 악기 피스를 처음 받았을 때 했던 이야기가 있어요. 이거 연습해서 소리를 낼 수 있게 되고, 첫 공연까지 올라가면 정말 눈물 나겠다고요. 첫 공연은 다들 그랬겠지만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같이 호흡을 맞추던 설록이 캐릭터를 재천씨를 대신해서 작가 최원형씨가 연기하게 됐거든요. 갑자기 변한 환경에 많이 긴장했었죠. 한동안 멍해 있다가 무대 뒤로 내려가면서 긴장이 풀리니까 울컥하더라고요. 6개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입원해 있는 재천씨 생각도 많이 났고요.” 배우 김재천에게는 퇴원후 8월1일 앙코르 공연이 첫 공연이었다. “정말 미안했어요. 같이 연습했던 동료 배우들에게요. 특히 승목씨와 작가 최원형씨에게는 할 말이 없죠. 연습은 다해놨지만 실제공연은 또 다르거든요. 몸으로 숙지해야 되는 부분이니까. 긴장을 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이거 틀리지 말아야 하는데 맘 졸이면서 첫 주가 지나갔죠. 그때서야 ‘드디어 했구나 해냈구나’하는 생각에 찔끔 눈물이 났죠.(웃음)” 

[뉴스테이지=황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