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토롤라 '머리채' 잡았다
2007-04-19 헤럴드경제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3위인 삼성 휴대폰은 1/4분기 호전된 실적을 발표한 반면 세계 2위 모토롤라는 2년여만에 최악의 실적을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양 사간의 격차가 크게 줄어 삼성전자의 ‘극(克) 모토롤라’가 곧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토롤라의 1/4분기 판매량은 4540만대. 지난해 4/4분기 대비 30%(6570만대) 가량 감소했다. 매출액 역시 지난해 4/4분기 78억달러에서 30%가량 준 54억달러에 그쳤다. 53억9400만달러(글로벌 연결기준)의 매출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가 매출면에서도 거의 모토롤라를 추격한 셈이다.
영업이익, 휴대폰 판매가격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미 모토롤라를 눌렀다. 삼성전자는 1/4분기 6000억원을 올린 반면 모토롤라는 적자로 돌아섰다. 또 1/4분기 모토롤라 휴대폰 평균 판매가격(ASP)은 119달러로, 전년동기 139달러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ASP는 155달러를 기록, 모토롤라를 앞섰다.
모토롤라측이 추정한 1/4분기 시장 규모 2억5000만대를 기준을 할 경우 모토롤라 시장 점유율은 17.5%. 삼성전자는 14%다. 지난해 4/4분기 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 10.7%, 모토롤라는 22.4%대임을 감안하면 시장 점유율 격차도 크게 준 셈이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0%, 전분기 대비 6% 이상 성장하면서 분기 사상 최고치인 3480만대를 기록했다. 이익률도 전분기 8%에서 13%로뛰었다. 마케팅 비용 감소,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 신흥시장의 전략적 대응이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반면 모토롤라는 2년 전 대히트를 기록한 ‘레이저폰’ 이후 이렇다할 히트작을 내놓치 못하고 있는데다, 노키아 등 경쟁업체들에 맞서기 위해 제품 가격을 낮추면서 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신흥시장 및 서유럽 지역에서의 판매 감소 등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 판매량이 30%나 감소했고, 결국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4분기 11.9%였던 모토롤라의 이익률은 4/4분기 4.4%로 급락한데 이어 올 1/4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02년 매출 기준으로 모토롤라를 누른뒤, 2005년 2/4분기 부터는 다시 모토롤라에 매출액 2위자리를 내준바 있다. 그러나 올 1/4분기 격차가 크게 줄어, 조만간 모토롤라와의 매출액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모토롤라는 휴대폰 부문을 포함한 1/4분기 총 매출액 역시 전년동기대비 1.8% 감소한 9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억8100만달러(주당 8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토롤라는 지난해 1/4분기, 6억8600만달러(주당 27센트)의 순익을 올렸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