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주가 상승에도 생보사들 '몸조심'
'생명보험사 상장 1호'로 기대를 모았던 동양생명보험(주)이 코스피 상장 첫날 호된 신고식을 치르면서 신규상장에 열을 올리던 보험업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8일 상장한 동양생명보험은 공모가격 1만7000원에서 17%가량 밑도는 1만4150원에 첫날 거래를 마감했다.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결과였다. 9일에는 전날보다 1천350원(9.54%) 급등한 1만5천50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역시 공모가격에는 미치지 못했다.
상장 전부터 제기됐던 동양생명 자체의 주가 고평가 논란도 문제였지만 최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조바심'과 '공모가격에 대한 불신'이 실패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때문에 상장을 준비중인 생보사들은 '몸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010년 상반기 생명보험사 상장 2호가 될 것으로 보이는 미래에셋생명은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협의, 내부적으로 내재가치 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보험의 전례를 밟지 않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돌입한 것.
또한 2010년 하반기 상장이 유력시되는 대한생명은 9월 25일 임시주총을 열고 상장 관련 정관을 개정했다. 현재 내부 태스크포스를 가동 중이며 올해 안에 주간사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의 경우 상장 시 그룹 순환출자 구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교보생명은 재무적으로 안정된 상태라 상장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증권계에서는 9일 동양생명의 주가 상승이 전날 낙폭이 컸던데 따른 기술적인 반등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동양생명보험의 공모가가 기업 내재가치(EV)보다 과도하게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기 때문이라는 것. 공모가 1만7천원을 기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8배, 주가내재가치비율(P/EV)은 1.6배로 다른 손해보험주보다 높은 편이라는 지적이다.
동양생명보험의 상장 성패를 가늠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란 평가 속에 추후 성공 여부가 보험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