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워블로거들이 한 자리에!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기획을 맡은 이종현 팀장

2009-10-13     뉴스관리자

대학로 소극장 연극의 기적을 일으킨 연극 ‘오아시스습격사건’(이하 오세습)이 9월 18일 개관한 강남 윤당아트홀(고학찬 관장)에서 첫 공연을 선보이며 강남입성을 알렸다. 3년째 ‘오세습’과 함께하고 있는 이종현 기획팀장은 지난 9일 파워블로거 대상 시연회를 열며 ‘오세습’이 강남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종현 기획팀장은 철저히 관객들의 입소문만으로 지금의 위치에 오른 ‘오세습’이 강남에서도 그 위상을 이어갈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음을 자신했다.

-파워블로거 행사의 목적은?
우선 제가 파워블로거 이었기 때문에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예전에 예술경영 웹진의 김소연 편집장님이 ‘오세습’의 성공은 ‘오세습’만의 성공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저희 작품자체가 철저한 기획과 대규모의 물량, 마케팅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연극열전처럼 스타급 캐스팅을 통해 언론의 많은 홍보를 얻은 작품도 아니다. ‘오세’습은 철저히 관객 분들의 입소문으로 여기까지 온 공연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남에서 오픈을 할 때도 미리 파워블로거 분들을 모셔서 그분들이 먼저 공연을 보시고 입소문을 내주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그분들이 공연장의 잘못된 부분이나 고쳐야 될 부분을 이야기 해주시면 저희가 수정을 하면서 관객 분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이런 연유로 시사회 형식을 통해 파워블로거 분들을 모시게 되었다.

연극을 본 파워블로거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전에도 여러 번 진행을 했었는데, 반응은 일반 관객 분들과 비슷하다. 파워블로거 분들 중에는 공연을 자주 보시는 분들이나 공연 관련 포스팅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맛집이나 패션을 중심으로 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들은 공연에 대해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 대중의 관점에서 공연을 보시는 분들이라고 볼 수 있다. 다행히 항상 좋게 말씀을 해주신다. 저희 공연은 100% 만족은 없다 하더라고 80% 이상의 폭 넓은 관객층에서 고른 만족을 보인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 점이 파워블로거 분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편이다. 그분들이 후기를 올려주시면 그것을 보고 다른 분들도 공연장을 찾아주신다.

- 연극‘오세습’이 강남에 입성했다. 애로사항과 더불어 그 타개책이 있다면 알려 달라.
‘오세습’ 공연이 대학로에서 4년 동안 진행되었고 전용극장에서 오래 공연을 하다보니 대학로의 지역 상권에 있는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는 편이었다. 식당에 포스터를 붙이기도 하고 대학로에서 식사를 하시는 분들이 ‘요즘 뭐가 재밌어요?’하고 물으면‘오세습 보러 가세요’하고 말씀을 해주기도 하고 그랬다. 그런데 강남 공연으로 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이 된다. 강남 같은 경우는 대규모의 뮤지컬 공연장은 많지만 아직까지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연극이, 그것도 스타급 캐스팅도 아닌 소극장 연극이 성공을 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연극을 보려면 대학로를 가야지 왜 강남에서 연극을 보나 라는 생각을 하는 거다. 저희는 그런 악조건을 장점으로 삼고 싶다. 지금도 저희가 한 달 정도 지역 마케팅이나 홍보를 하다보니까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연을 다니다 보니 관심은 있었는데 너무 멀어서 못 갔다는 분들도 있더라. 진행을 하다 보니 단순히 선입견으로 생각하고 미처 못 했던 부분들을 발로 뛰면서 개척해나간다는 개념도 생겼다. 또 대학로에서도 ‘퀸즈데이’라고 해서 매주 수요일 낮 시간에 주부님들을 모시는 방법이 자리를 잡았는데, 강남지역 같은 경우는 그게 오히려 더 활성화될 것 같다. 특별한 홍보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퀸즈데이에 대해 먼저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계셨다. 아무래도 평일 오후 브런치 콘서트 등 활성화 된 곳이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 저희가 카페와 갤러리가 함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윤당 아트홀에 들어와 공연을 하고 있다. 이곳이 평일 낮에 주부님들이 공연도 보시고 그림도 보시면서 차도 한잔 하실 수 있는 진정한 문화휴식의 장소로 삼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벌써 많은 분들의 문의가 오고 있다. 힘들기는 하지만 대학로처럼, 오히려 대학로보다 더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 윤당아트홀만의 장점이 있다면?
대로변에 위치해 있는데다 주차공간도 충분하다. 주차는 3시간에 3천 원이고 80대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대학로 공연장을 생각해보면 그 차이는 더 확연하다. 대학로 공연장은 공연장을 찾아가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차량을 주차하기가 매우 어렵고 로비나 객석도 좁아서 공연장을 찾기 힘들었던 분들이 많았다. 작품은 참 보고 싶은데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기 힘들어서 꺼리셨던 분들이 많았는데 윤당아트홀 같은 경우는 그런 부분을 상당히 많은 부분 해소할 수 있다. 특히 저희 작품은 공연문화를 많이 접하는 이삼십 대 분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보고 싶은 공연이다. 그런데 걸어서 부모님을 모시고 가고 비좁은 공연장에서 관람하기에는 너무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셨던 분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기획팀장의 입장에서 본 ‘오세습’의 관전 포인트는?
홍보 문구에 보시면 아실 거다. 친구, 연인, 그 누구와 함께 봐도 공감 100%. 티브이 드라마를 보면 빠르게 변하는 장르들 속에서 홈드라마는 절대 빠지지 않는다. 그처럼 가족이야기, 우리 이웃의 이야기는 언제 보아도 공감이 잘 되는 부분이고 재미가 있다. 거기다 무작정 웃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에는 나를 반성하고 우리 이웃이나 가족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여운이 있다. 쉽게, 재밌게 웃고 즐기려고 왔지만 돌아갈 때는 가슴 속에 따뜻한 무언가를 얻고 돌아가는 거다. 이것이 바로 4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한번 본 분들은 다른 분들을 함께 모시고 오는 ‘오세습’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가장 힘든 질문이다. 저희 극단 이름이 극단 모시는 사람들이다. 작품내용을 보시면 알겠지만 세탁소 아저씨는 충분히 편하게 살 수 있으면서도 마누라가 바가지 긁는 거 다 견뎌가며 세탁소를 운영한다. ‘오세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이 위로받고 돌아갈 수 있는 공연이다. 이것을 지난 4년 동안 확인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꾸준히 공연을 하고 있다. 살아가면서 지치거나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할 때, 기분 좋게 웃으면서 달래주는 무언가가 필요할 때 한 번씩 찾아주시면 좋을 것 같다.


[뉴스테이지=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