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돌풍 진짜or거품?..현대차"영향 없다"콧방귀

2009-10-29     유성용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한국시장에 불어 닥친 도요타 열풍에 대해 차업계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무시'하고, 유럽 브랜드는 '관망'을, 일본 브랜드는 '환영'의 입장이다.

최근 YF쏘나타를 사려다 도요타 캠리의 등장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서 모(남.38세)씨는 "두 대 모두 예약해 둔 상태다. 최종 결정은 캠리 시승 후 내릴 생각"이라고 심경을 털어놨다.

또 다른 소비자 이 모(남)씨는 "캠리와 그랜저라면 그랜저를 택하고 YF쏘나타와 비교하면 캠리"라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지난 20일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캠리, RAV4 등 4종이 국내시장에 상륙하면서 도요타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강남과 서초의 도요타 전시장은 젊은 부부에서부터 중장년층까지 연령을 막론하고 차를 구경하러 나온 소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포털 네이버의 도요타 관련 카페는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300명이 넘는 가입희망자들이 몰리기도 했다.

<도요타 서초전시장>


열풍의 원인은 도요타란 수입차 프리미엄을 YF쏘나타보다 조금 비싸고 그랜저와는 비슷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소비자 심리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캠리 2.5의 가격은 3천490만원이며, YF쏘나타 2.0L 풀옵션과 그랜저 2.7 프리미엄의 가격은 각각 2천900만원과 3천360만원이다.

게다가 고급 가죽시트, 7인치 LCD모니터와 연결된 내비게이션, 7개 에어백 등 기본옵션의 풍부함 또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도요타자동차는 27일 "현재까지 중형 세단 '캠리' 'RAV4' 등 시판된 4종의 계약건수는 2천70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이 가운데 캠리가 1천800여대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이미 내년 3월까지 예약이 마감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같은 도요타 열풍을 바라보는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의 표정은 사뭇 엇갈린다.

국내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현대. 기아차 관계자는 "세계 1위 자동차인 도요타가 낮은 가격으로 국내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는 하나, 한 달 판매량은 500대 한정에 불과하다"면서 "YF소나타와 그랜저의 판매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캠리의 출고 이후에도 1천300여명의 대기자가 그랜저의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BMW, 벤츠, 아우디 등 유럽 브랜드 업계는 "고객층이 다르다"면서 관망하는 자세를 견지했다. 도요타 열풍이 일본 브랜드 차에 대한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는 선에서 그칠지 수입차 전체에 호재로 작용할 지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혼다 등 일본 브랜드 업체들은  "캠리 상륙 이후 어코드 계약이 2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면서 국내시장에서의 일본차 점유율 상승을 전망하며 환영을 표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도요타 열풍을 거품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도요타 차량 출고가 늦어질 경우 노후차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소비자들이 잇따라 계약을 포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