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백신접종 '새치기' 요청 봇물

2009-11-01     뉴스관리자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백신 예방접종을 먼저 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보건복지가족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거점치료병원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신종플루 예방접종이 시작된뒤 하루 수백통의 전화와 협조공문, 인터넷 민원접수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접종요청은 주로 접종 우선순위에서 밀려 내년 1월 접종이 예정된 만성질환자나 노인, 학생들과 달리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교사, 수험생을 둔 학부모, 해외 출장예정인 사업가와 회사원, 운수업체 등 기업, 사업자 단체, 협회 등에서 많다.

   요청방법도 본인이나 자신의 자녀, 부모가 죽을지도 모른다며 눈물을 흘리는 읍소형에서부터 거의 매일 전화를 걸어 호소하는 진드기형, '먼저 맞겠다는데 접종을 왜 안해주느냐'며 큰소리를 치는 호통형까지 갖가지다.

   특히 만성질환자나 노인, 임신부, 영유아를 둔 학부모들은 일본이나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들의 백신접종계획을 보면 자신들이 최우선 순위에 포함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뒤로 밀리거나 제외돼 있느냐면서 계획변경을 요구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전염병관리과장은 "신종플루가 급속히 확산되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백신을 먼저 맞겠다는 요구는 인지상정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전문가들이 감염위험성과 전염차단 효과가 큰 순서로 접종순서를 정했고 정부도 이 원칙을 지키겠다는 데는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책본부 관계자들이 그나마 안도하는 것은 지난 2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보좌진의 백신접종 권유에 대해 "대통령도, 청와대 직원도 정해진 순서에 따라 그대로 맞는 것이 좋다"고 말한 탓인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새치기 요청은 없다는 점이다.

   한 관계자는 "대부분 정부의 접종정책을 설명하면 수긍하지만 막무가내로 먼저 맞게 해달라는 민원인도 있어 진땀을 흘리기도 한다"면서 "신종플루에 대해 국민이 과도할 정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대책본부는 지난 27일 예방접종이 시작된 이후 아직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