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새로운 노래, 뮤지컬 ‘남한산성’
뮤지컬 ‘남한산성’ 포토뉴스
2009-11-02 뉴스관리자
뮤지컬 ‘남한산성’이 현재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뮤지컬 ‘남한산성’은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한다. 역경의 시대 속에서도 만개하는 사랑, 찾아오는 희망을 그린 이 작품은 이필모, 김수용, 성기윤, 서범석, 배해선, 임강희, 예성 등 뮤지컬계의 실력 있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창작 뮤지컬이다.
공연은 오달제와 기생 매향의 노래로 시작된다. 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칠 것을 다짐하는 달제,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기생 매향. 이별이 아프지만 매향은 달제의 마음을 알고 있으며 그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 매향이 노래한다. ‘붉디붉은 그대의 마음에 바람아 불지를 말아라, 영영 지지 않을 잎 질세라, 영영 지지 않을 꽃 질세라’
1963년, 청나라의 새로운 칸 홍타이지의 도발을 피해 궁을 떠난 인조와 공포에 떨며 남하한 조선의 백성들에게 남한산성은 혹한의 계절을 견뎌내는 피난처이자 안식처다. 남한산성으로 피신가는 인조, 그는 ‘눈 보러 간다’, ‘한숨 자러 간다’며 슬픈 눈을 하고는 남한산성으로 들어간다. 인조와 백성, 그리고 조선이 갈 곳은 어디인가.
청나라의 황제 홍타이지. 그의 등장장면은 웅장하면서도 화려하고 위엄이 있다. 높은 곳에 앉아 이 땅을 내려다보는 홍타이지는 거침없으면서도 적을 인정할 줄 아는 포용력을 지닌 인물이다.
정명수. 그는 평안도 관노 출신의 청나라 통역사다. 조선노비였던 정명수는 조선에 대한 분노를 안고 다시 돌아왔다. 그는 견딜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나라와 민족을 배신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의 희생양이다. ‘날 천대한 조선 놈들 밟아주겠다. 날 짓밟은 벌레 놈들 밟아주겠다. 내가 돌아왔다. 나, 정명수!’
나라를 위해, 임금을 위해 자신을 버릴 것을 다짐하는 오달제. 하늘이 자신을 불러줄 날만을 기다리던 젊은 패기의 오달제는 청나라 황제를 찾아간다. 후회 없이 그의 길을 가기를 희망하는 달제, 한순간에 스러지는 별처럼 아름답게 가기를 희망한다.
승리를 앞에 둔 청나라 병사들은 승전의 기쁨에 취해있지만 죽어가는 매향 옆에 선 정명수는 홀로 패배감에 젖는다. 인조는 승리의 환호를 지르는 청나라 병사들 사이로 걸어 나와 홍타이지 앞에 머리가 깨지도록 절하며 항복한다. 오달제는 자신의 길을 찾은 평온함을 안은 채 조선 선비의 기개를 드높이며 마침내 처형된다. 그리고 숨을 거둔 매향과 함께 하늘 길을 걷는다.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 성남아트센터가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만든 대작 뮤지컬 ‘남한산성’은 11월 4일까지 공연된다.
[뉴스테이지=이영경 기자,사진 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