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보안업체.."흐~도난 당했어?소송해"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동 기자] 도난 방지와 안전을 위해 보안업체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늑장 출동과 미흡한 보상처리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산 양정동에서 오토바이샵을 운영하는 이 모(남.34세)씨는 지난 7월 2일 약 800만원 상당의 오토바이 물품을 도난당했다.
오후 2시 쯤 외근을 돌고 있던 이 씨에게 '가게문이 열려있다'는 친구의 전화가 걸려왔다. 한걸음에 달려갔지만 이미 30~40만원 가량의 오토바이 장갑 등 물품을 도난당한 후였다.
이 씨가 가게에 도착한 이후로도 두 번이나 도난 벨이 울렸지만 어디에도 보안업체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신고를 한지 1시간이 지나서야 모습을 드러낸 직원은 "차가 막혀서 늦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 씨는 기가 막혔지만 지사장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사람이 "죄송하다. 경찰 확인증만 있으면 100%보상 해 드리겠다"고 말해 '계약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경찰 확인증을 들고 찾아가자 업체는 '출입문 감지는 이뤄졌지만 내부 열 감지 센서가 작동이 안됐다'는 이유를 들어 보상을 거절했다. 억울한 마음에 따졌지만 업체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이 씨는 보상을 받기위해 업체에 끊임없이 전화로 항의했다. 그렇게 전화한 것만 4개월간 40통이 넘었다. 그러나 그 중 연결이 된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보안업체 특성상 새벽에 일을 할 거라 생각해 새벽에도 연락을 취해봤지만 헛수고였다.
담당직원이 전화를 일부러 안 받는다고 생각해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자 즉각 연결됐다. 직원은 "핸드폰이 망가졌었다. 바빠서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대며 "연락을 주겠다"며 또 다시 전화를 끊어 버렸다. 끊긴 전화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았다.
화가 나 직접 업체를 찾아갔지만 문은 잠겨 있고 여직원은 "지금 직원 분들이 외근 나가고 혼자 있으니 나중에 오라"며 문을 닫아버렸다.
급기야 지난 5일 "해지를 하겠다고 하셨는데 뭐가 불편하셨나요?"라는 친절한(?) 전화를 받아 황당하다 못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 씨는 "다른 영업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말하자 '왜 나한테 따지냐? 소송 걸라면 걸어라'는 막말을 들었다"며 "이제는 환불 뿐 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까지 보상받아야 하겠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 본사 관계자는 "부산지점에서 처리할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부산지점 관계자는 "피해보상 청구권을 요청해둔 상태로 정확한 피해 자료가 없어 보험사를 통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법적문제로 번질 수 있어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씨는 "청구권을 보낸 지 2주가 지나도록 자료가 부족하다는 말을 못 들었다.'어떤 자료가 부족하다'는 언급이나 전화 한통 없었다"며 "법적 대응을 통해서라도 끝까지 해결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