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이물질 조사 결과 소비자는 몰라도 돼?"

2009-11-20     이지희 기자

▲ 화랑곡나방의 애벌레로 판명된 이물질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지희 기자] 식품이물질 조사와 관련, 업체의 늑장 통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물질이 나온 제품을 회수해 자체 조사를 한 뒤 소비자에게 결과조차 알리지 않았다. 고객에대한 무심함의 극치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0월 대구 방촌동의 서 모(여.31세)씨는 동서식품(대표 이창환)의 유아용 보리차 티백에서 구더기로 보이는 이물질이 나와 업체에 신고했다. 그러나 서 씨는 한달여가 지난 11일까지 조사 결과에 대해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동서식품은 이에 앞서 제품을 회수한뒤 자체 조사를 거쳐 '벌레는 화랑곡 나방의 애벌레고 유통.보관과정에서 유입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서 씨에게는 아무런 연락조차 하지 않고 뭉개버린 셈이다. 


서 씨가 벌레를 발견한 것은 지난 10월 9월, 생후 9개월 된 아이를 위해 동서식품 의 ‘유아용 순 보리차’를 구매했다. 유통기한은  2010년 3월까지였다.

구매 후 2주 정도 지났을 무렵 끓는 물에 보리차 티백을 넣으려던 서 씨는 경악했다.  티백 종이에 구더기로 보이는 이물질이 말라붙어 있었기 때문. 오래된 제품인가 살펴봤지만 유통기한은 2010년 3월까지로 정상이었다.

서 씨는 불쾌했지만 사용하지 않은  티백이라서 버리고 말았다. 10일쯤 지나 남아 있는 티백을 다시 꺼내 보리차를 끓인 서 씨는 둥둥 떠오르는 하얀색 벌레를 발견했다. 검은 눈이 선명한 2㎜ 두께의 벌레는 구더기로 보였다. 


서 씨는 바로 동서식품에 이물질 발견 신고를 했고 다음날 오후에 방문한 직원은 '조사가 필요하다'며 제품을 회수해 갔다.


서 씨는 “아기들이 마시기 때문에 다른 엄마들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했다. 어차피 다시는 이 제품을 안 쓰겠지만, 제조 과정이건 유통과정이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원인이 확실하게 규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도  “앞으로 약 2주 후 원인분석 결과를 고객께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서식품은 이물질 조사를 완료하고도 한달이 가까이 서 씨에게는 전혀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서 씨는 “업체에서 물건을 회수한 이후 조사 결과는 물론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제품 회수 당시 반드시 원인을 통보해 달라고 했는데 고객은 안중에도 없는 회사”라며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11월 2일에 나왔으나 담당부서가 바빠 결과 통보가 늦어졌다. 바로 연락하겠다”고 해명했다.


서 씨는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의 확인이 있고 나서야 바로 업체 담당자로부터 조사결과와 진행과정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업체에서 죄송하다는 의미로 자사 제품을 보낸다고 했으나 거절했다”고 말했다.


한편 동서식품 관계자는 "조사 결과 벌레는 화랑곡 나방의 애벌레였다. 구매 후 1개월의 보관 기간이 있었는데 성충이 발견되지 않고 애벌레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화랑곡나방의 생태 주기상 보관과정에서 혼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