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콜 신화 주역' 이성규 사장 물러나
2007-05-06 장의식 기자
6일 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추진하고 있던 지난 3월 30일 팬택앤큐리텔[063350]의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사직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사장이 회사를 떠난 것은 박병엽 부회장이 계속해서 팬택 계열의 경영을 맡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박 부회장 등 경영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005930]에서 애니콜을 탄생시킨 주역으로 휴대전화에 관한한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닐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권위자.
그는 삼성전자 전무로 있으면서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연수를 받을 때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이 10번 씩이나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십고초려(十顧草廬)' 끝에 팬택으로 옮겨 화제를 낳았었다.
이 사장은 박 부회장의 집요한 설득과 함께 삼성전자가 망설이고 있던 GSM(유럽통화방식) 시장 공략에 대한 자신의 신념에 따라 2001년 9월부터 팬택 사장을 맡아 해외시장 개척을 총괄하며 `팬택의 세계화'를 주도해왔다.
이 사장은 `잘못된 결정(bad decision)이 결정하지 않는 것(no decision)보다 낫다'는 것이 지론일 정도로 스피드 경영을 주창해왔으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정면승부를 선언했었다.
이 사장이 팬택계열을 떠남에 따라 해외 영업은 박 부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으며 내수시장은 김일중 팬택 사장이 그대로 지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이 팬택을 통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는데 아쉽게 됐다"며 "팬택이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된 데에는 그의 공격적인 경영이 원인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큰 꿈을 담아내기에는 팬택을 둘러싼 여건이 맞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