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동왕자와 낙랑공주, 그들은 누구인가

발레 ‘왕자호동’의 주역 무용수들이 생각하는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2009-11-17     뉴스관리자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이야기는 역사라기보다 하나의 전설이다. 호동과 낙랑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못지않은 아름다움과 슬픔을 가지고 있다. 이는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모티브로 등장했다. 문학,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을 통해 대중과 만나온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오는 18일, 국립발레단이 이 전설의 사랑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발레 ‘왕자호동’의 국수호 연출가는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들고 싶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가문과 가문의 싸움이라면 ‘왕자호동’은 국가와 국가의 갈등이다. 권력을 놓고 사랑을 쫓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영혼의 에너지를 부여하고 싶었다”며 “돈을 쫓아가는 사랑, 흥미와 쾌락만을 쫓는 이 사회의 사랑을 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사랑의 의미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전한바 있다. 그 위대한 사랑의 중심에 있는 희생의 주인공 낙랑공주. 비극의 주인공 왕자호동. 발레 ‘왕자호동’에서 낙랑공주 역을 맡은 주역 배우들에게 낙랑과 호동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발레 ‘왕자호동’을 통해 전막 주역 데뷔하는 신예 박세은은 낙랑을 솔직하고 여린 인물이라고 전했다. “아직 밝혀진 바는 없지만 낙랑은 최고의 미녀였다고 한다. 호동이 그녀를 정말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낙랑은 호동의 꾀에 넘어가 호동을 사랑하게 된다. 악의가 없고 사람을 잘 믿는 성격이라고 생각된다.” 더불어 자신의 성격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나는 사람을 잘 믿는다. 또 그만큼 상처도 많이 받는다. 낙랑도 결국 호동에게 배신을 당하고 아버지에게도 배신을 당하며 상처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아버지에게 죽음을 당하는 등의 느낌들이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고 전했다. 한국의 대표적 발레스타 김주원은 낙랑의 이미지가 신비스럽고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역사 속 낙랑공주, 자명고라는 것은 약간 신비스럽게 조명돼 있다. 환상이나 설화 같은 느낌이 강하다. 나라가 대단히 작고 사람들이 여성스럽고 예술적이지만 하늘에서 내린 자명고 때문에 건재할 수 있다. 그 속에서 나라보다는 사랑을 택하는 낙랑공주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낙랑국에 대한 역사적 자료는 많이 찾아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여기서 낙랑만의 드라마적 요소를 끄집어내기는 힘들다”며 그녀만의 낙랑을 표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발레 ‘왕자호동’에서 호동왕자 역을 맡은 김현웅은 호동을 완벽하게 성숙하지 못한 비운의 왕자라고 말했다. “호동이 나라를 점령하기 위해 낙랑을 이용하긴 했지만 사랑에 빠졌다. 그게 그 나라의 공주였던 것뿐이다. 북을 찢으라고 칼과 편지를 전달했을 때의 심정이 짧게 표현됐지만 굉장히 아플 것 같다”며 “결국 낙랑이 왕에게 죽임을 당하는데 호동은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철부지인 것 같다. 젊으니까 생각대로 되는 줄 알았던 것이다”고 전했다. 이동훈은 “인간적인 것 같음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배경이나 상황 때문에 비인간적인 행동을 많이 하게 되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걸 견뎌내지 못한다. 의외로 여리고 약한 왕자가 아닐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전설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를 부활시킬 발레 ‘왕자호동’은 18일부터 2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이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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