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망년회, '조촐하고 조용하게'가 '대세'

2009-11-19     조창용 기자

서울 광화문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33)씨는 올해 부서 망년회를 인사동의 깨끗한 한식집에서 막걸리 파티로 갖기로 했다.


작년 송년회를 금융위기 와중에 삼겹살 집에서 조촐하게 치룬 김 씨는 올해는 다소 흥청망청을 기대했으나 여전히 부서 살림이 빠듯한데다 신종플루 등으로 긴 술자리를 피하는 분위기가 역력해 또 다시 조촐한 자리로 만들었다.


올 망년회, 송년회도 조촐하고 조용하게 지내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작년보다는 경제상황이 다소 나아졌지만 일반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여전히 여의치 않고 신종플루가 핑계거리를 만들어 주면서 예전의 흥청망청한 분위기는 거의 찾아볼 수없다.

회사원 최모(27.여)씨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 많은데 가기도 싫지만 올해는 신종플루 때문에 더욱 그렇다"라며 "남자친구와 조용히 여행이나 다녀올까 생각중"이라고 전했다.

주부 김모(60)씨도 "이달 말 서해안 콘도를 잡아 친정쪽 가족이 모두 모이는 행사를 송년회를 겸해 하려 했지만 아이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 있으면 아무래도 신종플루 전염이 걱정이 돼 취소했다"고 말했다.

술독에서 연말을 보내지 않으려는 풍조로 회사 동료끼리 영화나 연극, 뮤지컬 등을 본 뒤 2차로 와인이나 막걸리를 마시면서 친목을 다지는 사례도 많지만 가까운 지인들과 여행을 통해 한해를 정리하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다음달 5일 대학 친구들과 함께 1박2일 MT를 가기로 한 또 다른 박모(30)씨는 "여느 때처럼 술만 진탕 마시기보다는 함께 산사를 걷고 온천도 하면서 항상 함께 했던 망년회의 분위기를 살려보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 관계자는 "작년에는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체에서도 연말 모임을 거의 안했는데 올해는 경기 회복세 때문인지 각종 모임이 늘고 있다"며 "조만간 12월 예약이 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