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택한 연쇄살인범 정남규, 사형제 존폐론 다시 도마위에?!

2009-11-23     이민재 기자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여성과 어린이 등 부녀자13명을 연쇄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연쇄살인범 정남규가 사형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글를 남긴 채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형제도 부활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정남규는 지난 2004년 1월부터 2년여 간 25건의 강도상해 및 살인 행각을 벌여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2007년 4월 사형이 확정됐다. 그는 지난 21일 오전 6시35분쯤 독방에서 쓰레기봉투를 꼬아 만든 1m길이의 끈을 이용, 자살을 시도했고 이를 교도이 발견해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22일 오전 2시 35분경 상태가 악화돼 사망했다.

법무부에 의해 그가 자주 사용하는 노트에 "현재 사형을 지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없이 왔다가 떠나는 인생은 구름 같은 것"라는 글이 남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살인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다 자살을 선택했다는 여론이 일면서 '사형제도' 존폐론이 또 다시 일고 있는 것.

더욱이 심리적으로 불안한 사형수였음에도 별도의 심리치료도 받지 않았고 최근 우울증 증세까지 보였음에도 비닐봉지 등이 반입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형수에 대한 허술한 관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는 부검 결과 숨진 정남규의 시신에서 목을 맨 흔적 외에 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사망원인을 자살로 결론,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했다. 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취재진을 포함해 외부인들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지난 12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제 폐지 국가로 분류돼 있지만 수형자 10만명당 자살률은 30.5명에 달해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남규의 사망으로 교도소에 수감중인 사형수는 59명이 됐다.

한편, 국내는 물론 해외언론들도 정남규의 자살소식과 함께 범행사실과 자살수법, 자살동기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