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무계]"여친 성병 걸렸어"..오진으로 피말라

2009-11-25     이민재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민재 기자] 성병에 걸렸다며 터무니없는 검사를 진행하고 과도한 치료비를 챙긴 병원이 소비자의 빈축을 사고 있다. 병원 측은 정밀한 검사를 진행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서울시 당산동의 박 모(남.35)씨는 지난 10월 6일 여자 친구로부터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교제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여자 친구가 성병에 걸렸다는 것.

평소 몸에 이상증세가 없었던 박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촌의 A 비뇨기과를 방문했다. 소변검사를 2회 실시한 뒤 담당의사는 성병일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아무런 이상증세도 없다”고 되물었지만 담당의사는 “본인이 모를 수 있다. 매독이니 다른 검사도 받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 박 씨는 주사와 약을 처방받고 병원비로 10만4천원을 지불했다. 담당의사는 며칠 더 병원에 나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박 씨는 최근 현재 여자친구 외에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진 적 없어 진단 결과가 의심스러웠다.  이전 여자 친구와 관계를 갖긴 했지만 벌써 6개월 전 일이었다.

여자 친구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래저래 오해가 많을 것 같아 혼자 끙끙 앓다가 이틀 뒤 다른 병원을 찾았다. 검사를 받아보자 놀랍게도 성병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의사의 요청에 따라 여자 친구에게 확인해보니 '사면발니' 증상이었던 것. (사면발니 : 프티루스 푸비스(Phthirus pubis)라는 기생곤충으로 사람의 털에 살면서 하루에 4~5회 흡혈을 하여 생명을 유지하며 성적 접촉 등의 친밀한 접촉에 의해 감염된다)

약과 주사를 처방받고도 치료비가 6천900밖에 나오지 않았다.

박 씨는 “잘못된 검사결과 때문에 성병에 걸렸다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여자 친구와도 깨어질 뻔했다. 비용도 10만원이나 폭리를 취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A 비뇨기과 관계자는 “환자의 소변에서 농뇨가 검출됐다. 농뇨는 성병, 염증, 세균 등 여러 가지 원인을 가지고 있어 정확한 검사를 위해 PCR을 실시하고 항생제를 투여했다”고 해명했다. (PCR검사 : 환자의 침이나 가래 등 가검물에서 리보핵산(RNA)를 채취해 진짜 환자의 그것과 비교해 일정비율 이상 일치하면 양성으로 판정하는 검사)

이어 “환자분이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에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치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