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택지지구 등 공공택지 개발 사업 '삐걱'

2009-11-26     뉴스관리자
전국의 신도시, 택지지구 등 공공택지 개발 사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는 것과 달리 신도시 등은 곳곳에서 보상이 늦어지거나, 택지가 팔리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공공택지 개발의 대다수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통합후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이면서 신도시와 택지지구 사업 차질은 심화될 전망이다.

LH는 올 연말까지 초기단계에 있는 사업지를 재평가해 경제성이 없는 곳은 사업 추진을 중단한다는 방침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 보상 등 사업지연 '줄줄이' = 미군기지 이전 배후도시로 개발되고 있는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는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늦어진 올 연말에나 보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는 당초 지난해 말부터 보상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글로벌 경제 위기로 LH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 해 늦춰졌다.

   이 곳은 2006년 9월 지구지정 된 후 지난해 5월 개발계획이 수립되기 전까지 2년이 걸린데다 이번에 보상마저 늦어지면서 아파트 분양도 2년 이상 지연이 불가피하다.

   인천 검단신도시 1지구 사업은 LH가 올 연말부터 채권보상에 들어가기로 하자 현금보상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LH의 자금난으로 보상이 제대로 될 지 미지수다.

   경기도 양주시 광석택지개발지구도 보상문제로 삐걱거리고 있다. LH는 지난 달부터 예정됐던 보상절차를 최근 중단하면서 이주와 대토(代土)를 준비해왔던 토지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를 의식해 지난 24일 도 내에 보상이 지연되고 있는 택지지구 6곳의 총 보상액이 5조4천251억원에 달한다며 LH와 국토해양부에 빠른 보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보상이 끝난 곳도 사업이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양주 옥정신도시는 공동주택지 판매가 지연되면서 최근 전체 사업 종료시기를 2013년으로 2년 늦췄다. 화성 동탄2지구도 관계기관 협의, 보상 등이 길어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1~2년 정도 늦은 2011~2012년에야 아파트 분양이 시작될 전망이다.

   ◇ LH 자금난...택지사업 중단 등 '후폭풍' = 공공택지 보상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경제위기와 더불어 사업 주체인 LH의 자금난이 큰 원인중 하나다.

   LH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와 합친 후 부채 규모가 총 86조원으로 불었고 이 가운데 금융부채만 55조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이달초 통합 후 첫 시도된 1천억원 규모의 채권발행이 실패로 끝나면서 LH의 자금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LH의 올해 보상실적은 10월말까지 16조원으로 연초 목표(24조원) 대비 67%에 그치고 있다.

   특히 LH의 내년 이후 사업도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보금자리주택 32만 가구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나머지 신도시, 택지개발 사업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연평균 보상 금액은 10조~15조원 안팎으로 추청돼 올해 LH의 보상 능력을 감안하면 보금자리주택을 제외한 다른 사업지는 보상 가능 금액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H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올 연말까지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수립하는 차원에서 지구지정이 되고 아직 보상에 들어가지 않은 택지지구 100여곳을 중심으로 사업 재검토에 착수했다.

   검토 결과에 따라 어떤 사업을 먼저 추진할 지 우선순위를 매기고,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사업을 중단하고 지구지정도 취소할 계획이어서 주민반발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 전문가는 "택지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주택공급에도 문제가 발생한다"며 "LH가 택지개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