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우물안 개구리'이동통신 시장 흔들까?

2009-12-01     강민희 기자

KT가 아이폰을 공식 출시하면서 국내 IT.통신시장에도 새바람이 일고 있다.

아이폰에 맞대응 SK텔레콤이 T옴니아2의 가격을 인하하고  KT가 쇼옴니아 출시, LG텔레콤은  오즈옴니아 출시를 계획하며 스마트폰 시장이 활짝 열렸다.

외국에 폐쇄적이었던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스마트폰 시대로 나아가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013년까지 스마트폰 보급 대수를 현재 50만대에서 400만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지난 9월 발표했다. 스마트폰을 5명중 한명이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무선인터넷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우리나라는 휴대전화 제조와 IT강국이면서도  작년말 현재 국내 스마트폰 비중이 5%에 불과하다. 해외 스마트폰 보급률은 13%에 이르고 있다.

국내 휴대전화 유통시장은 그동안 제조업체와 통신업체 간 담합 구조에 따라 보조금 마케팅 경쟁을 벌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구도가 바뀌었다.일반인들도 고기능 고사양 스마트폰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한 것.

내년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수가 174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문기관의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려면 싼 가격과 편리한 어플리케이션, 풍부한 콘텐츠에 대한 마케팅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이미 아이폰의 등장에 맞춰 SK텔레콤은 즉각 T옴니아2의 가격을 대폭 인하했고 KT도 쇼옴니아 출시계획을 발표했으며 LG텔레콤도 오즈옴니아 출시를 서두르는 등 이통시장이 스마트폰 경쟁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내년초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안드로이드폰이 가세하면 스마트폰 시장은 더욱 다변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덩달아 무선인터넷도 크게 활성화할 전망이다.

KT 김우식 사장은 11월 28일 아이폰 개통행사에서 아이폰을 `무선 인터넷을 활성화시킨 장본인이라는 상징성있는 단말기'라고 소개했다.

우리나라의 유선인터넷은 자타 공인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무선인터넷 분야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국내 무선인터넷의 매출 비중은 작년말 기준 17.4%에 불과할 정도로 낙후돼 있다. 주요 선진국에서 이동통신 요금중 무선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 41%, 호주 32.4%, 영국 27.8%, 중국 27.2%, 홍콩 26.7%, 미국 25.5%인 것과 큰 차이가 난다.

비싼 데이터통신 요금이 가입자들의 무선인터넷 이용 의지를 꺾으면서 외면을 받아온 것이다. 국내 무선인터넷은 지나치게 3G망과 와이브로에 의존해왔고 이통사들은 자사의 무선콘텐츠를 쓰도록 단말기의 무선랜(WiFi) 탑재를 막아왔다.

뒤늦게 각성한 정부도 `무선인터넷 개방이 대세'라는 명제를 내세워 이통사의 무선인터넷 매출 비중을 3년 안에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하고 이통사들에 요금인하를 독려하고 있다.

KT가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를 위해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를 내놓았고 SK텔레콤은 무료 데이터 이용량을 대폭 늘린 무선인터넷 신규 정액제를 출시했으며 LG텔레콤도 스마트폰용 무선데이터 요금제를 절반 인하해주기로 했다.

아이폰을 통해 무선 인터넷이 활성화하면 각종 소프트웨어를 앱스토어에서 사고팔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도 발전하고 이용자들의 생활 방식도 변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