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포토]이물질 맥주 소비자.국세청 몰래 수거?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오비맥주와 함께 국내 맥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하이트맥주가 맥주에서 부유 이물질이 대량 발견됐음에도 국세청에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무마하려 한다는 구설수에 휩싸였다. 반면 하이트맥주 측은 근거 없는 낭설이라며 반박했다.
서울 중림동의 구 모(여.25세)씨는 지난 10월 여행을 가면서 샀던 하이트 맥스 피처를 11월말께 처음 개봉해 먹다가 건더기 씹히는 느낌에 잔을 확인하고 기겁했다.
잔속에는 곰팡이같이 덩어리진 건더기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병 바닥에는 바닥을 덮을 정도의 검은 덩어리가 가라앉아 있었다. 하이트 측은 구 씨를 급히 방문해 사과하고 문제의 맥주를 회수해 갔다.
하이트맥주의 부유 이물질 소동은 이뿐이 아니다. 7~8월 홍천공장에서 생산된 맥스의 병, 캔, PET 등 전 제품에서 먼지 알갱이 같은 이물질(부유물)이 발견된 것. 하이트맥주는 이 같은 사실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은 채 영업사원과 주부사원이 조를 이뤄 대전, 포항, 대구, 부산, 수원 등지에서 광범위하게 수거작업을 벌여 구설수에 올랐다.
주류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트가 지난 23일 수거 지시를 내렸으며, '맥스의 구형 병마 교환을 위해 교체작업을 해야 한다'라는 등의 이유를 들며 몰래 수거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대구에서 소매점을 운영하는 A 씨는 "11월말쯤 하이트맥주 측이 진열 상품과 재고 상품의 날짜를 확인하더니 정상제품임에도 수거해 갔다"라고 전해왔다.
원인은 하이트맥주가 맥스의 제맥과정에서 베타글루캔이란 성분의 수치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해 부유물이 대량 형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맥과정은 맥주 양조의 원료로 중요한 겉보리에 수분·온도·산소를 작용시켜 발아시킨 보리의 낟알을 일컫는 맥아를 만드는 과정이다. 베타글루켄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흡수 및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보리의 한 성분이다.
이에 대해 하이트 관계자는 "수거하라는 지시도 없거니와 이물질 관련해 수거 중인 내용도 없다"라고 단호히 반박했다. "다만 매년 봄과 가을에 진행하는 365후레쉬 캠페인에 따라 모든 직원이 매장을 다니며 부유물이 있거나 혼탁 현상이 있는 맥주들을 교환하는 작업은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맥스에서 발견된 부유물(이물질)은 혼탁으로 인한 현상이다. 혼탁은 자진신고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현행법상 주류 제조업체들은 소주나 맥주에서 이물질이 발견됐을 때 관할 지방 국세청장에게 자진 신고해야 한다.
혼탁이란 낮은 온도에서 맥주가 냉각되면서 폴리페놀, 단백질, 당분, 유기산성분 등 맥주 자체의 성분들이 응고되며 덩어리를 만들어 내는 현상이다.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은 맥주나, 현관이나 베란다 등에서 오래 묵은 맥주에서 종종 발견되며 인체에는 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