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소비자불만 결산]휴대폰..공산품 분야'챔피언'

2009-12-10     백진주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기자] 올해 휴대폰 불만이 쏟아졌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기되는 소비자 민원 중 단일 품목으로 초고속 인터넷과 함께 쌍벽을 이룬다. 

지난 1월부터 11월 말까지 접수된 휴대폰 관련 소비자 피해사례는 총 618건에 달했다. 서비스 상품인 초고속인터넷을 제외하고 공산품으로는 민원률 1위 품목으로 꼽혔다.

주요 소비자 불만은 ▶반복 고장 248건(40.1%) ▶반품 및 환불규정 172(27.8%) ▶공짜 폰 등 계약문제 98건(15.8%) ▶품질보증기간 내 수리비 청구 56건(9.0%) ▶AS시 데이터 삭제 15건(2.4%) 등이었다.
 

반복적인 고장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사용자 과실’ 등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업체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높았다.

휴대폰의 이상 증상은 간헐적인 경우가 많아 AS센터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는 고장으로 인해 실랑이를 벌이는 사례도 비일비재했다. 반복적인 센터 방문에도 AS를 받기는커녕 수리횟수에서조차 제외되어 ‘교환 및 환불 규정’을 두고 소비자와 업체 간의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휴대폰 신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면서 버그 등의 문제가 유난히 불거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근 아이폰 판매가 시작되면서 과다경쟁으로 인한 파격적인 가격인하에 대한 선구매 소비자들의 민원도 쏟아졌다.

“터치 액정 먹통은 제품 특성”

인천 가좌동의 박 모(여.26세)씨는 지난해 6월에 구입한 LG 디스코 폰의 환불 문제를 두고 업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6개월간 별 문제없이 사용하던 휴대폰이 문제를 일으킨 건 올 1월부터. 정식으로 기재된 AS기록만 4회이고 부품이 없거나 증상 확인이 안 돼 아무런 조치도 받지 못한 횟수를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았다.

5월 중순경 터치액정이 먹통이 돼버려 터치 패드를 교체 받았다. 다음날 휴대폰에 내장된 게임이용 중 다시 터치 패널에서 이상증세를 발견하고 AS센터를 찾아 또 다시 터치패드를 교체했지만 마찬가지였다.

‘보증기간도 끝나가는 데 이렇게 고장이 잦은 제품을 어쩌나’하는 걱정과 함께 화가 치밀었지만 본사와 협의를 통해 연락을 주겠다는 담당기사의 말을 믿고 돌아섰다. 며칠 후 담당기사로부터 “다른 디스코 폰하고 비교를 해보니 제품고장이 아니라 제품특성이었다. 따라서 교환이나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황당한 답을 듣게 됐다.

박 씨가 “터치가 안 되는 것이 제품 특성이라니..이런 황당한 주장이 어디 있냐? 환불·교환을 회피하려 별 해괴한 핑계를 늘어 놓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락가락’휴대폰, 치료는 업그레이드뿐

서울 구로본동의 박 모(여.25세)씨는 지난 4월 삼성애니콜 햅틱 폰의 반복적인 이상으로 집안일도 모두 뒤로 한 채 수차례 AS센터를 방문해야 했다. 문자메시지 발신 중 배경화면이 나오는가 하면 전원이 저절로 꺼졌다 켜지는 등의 복합적인 문제로 AS센터를 방문했다. 

친절한 업그레이드 서비스에 고마웠던 마음도 잠시, 원인을 찾지 못해 반복적인 업그레이드 횟수만 4차례에 이르렀다.

메인보드까지 교체했지만 나아지긴 커녕 액정전체가 시꺼멓게 변하며 상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박 씨는 "그동안 폰을 사용하지 못해 불편했던 점이 하나둘이 아니다. 원인파악조차 못한 채 길 위에서 낭비한 시간이 도대체 며칠이냐? 소비자는 전부 아무 하는 일 없이 놀고 있는 줄 아는 모양”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휴대폰 깨진 액정가루 날려 깜짝~

경기도 용인의 홍 모(여.41세)씨는 지난 4월 구매한 스카이 휴대폰의 액정이 아무런 충격도 없이 부서져 깜짝 놀랐다.

영업업무를 하는 홍 씨가 휴대폰 통화 중 앞자리 동료에게 전달할 내용이 있어 잠시 일어서면서 충전용 잭이 흔들려 액정화면에 부딪치자 ‘쩍’하는 소리와 함께 오랜 가뭄의 땅처럼 액정에 심한 금이 가 버렸다.

업체에 상황을 전했고 방문한 직원은 확인 후 연락을 약속하고 제품을 회수해갔다. 방문 당시부터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의혹을 보이던 직원은 다음날 사고 경위나 제품의 안정성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액정을 교체한 제품만 건네고 돌아섰다.

홍 씨는 “이렇게 쉽게 파손되는 게 제품하자가 아니라면 판매 시 보호필름을 붙이라든가 하는 주의사항을 안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