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2G 가입하면 '찬밥덩이' 대접?

단말기 선택권 박탈..따뜻한 대접하는 SKT.LGT와 대조

2009-12-10     강민희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강민희 기자]KT가 2세대(2G)휴대전화 이용자들을 '찬밥덩이'로 만들고 있다.  가입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신규 단말기를 전혀 출시하지 않아  기기선택권을 사실상 박탈하고 있다.

KT는 2009년 음성통화를 위주로 하는 2G 휴대전화 단말기를 단 한대도 출시하지 않았다.


반면 SK텔레콤은  풀터치폰 삼성 햅틱착(SCH-B900)을 내놓으며 2G사용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이 밖에도 고급화 전략으로 내놓은 팬택의 터치폰 듀퐁실버(IM-U510S)도 누적판매 4만대를 넘기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텔레콤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내세운 블링블링캔유(canU-F1100)이나 호루라기를 닮은 휘슬폰(LG-LV7500) 등 7~8개의 2G폰을 출시해 소비자의 선택의 기회를 넓혔다.

이 때문에 번호변경을 원치 않아 오랫동안 KT를 이용해오던 소비자들은 휴대전화가 고장이라도 나면 어쩔 수 없이 번호를 변경하거나 이동통신사를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새로 출시되는 신기능 전화기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서울 대조동 박 모(남.38세)씨는 10년 넘게 KT 휴대전화 서비스를 이용해온 장기고객이다. 업무상 통화가 많아 휴대전화 비용만 한 달에 10만원을 훌쩍 넘기며 10년 이상 KT를 이용했다. 전화번호를 바꾸게 되면 업무상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신규가입을 하면 싸게 살 수 있는 단말기의 유혹도 뿌리치고 KT를 고집했다.

그러나 최근 박 씨의 휴대전화가 고장이 나 기기를 변경하려고 대리점에 들렀더니 KT로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전혀 없었다. 계속 KT를 이용하려면 고유번호를 버리고 010으로 시작하는 3G상품으로 변경해야 했다. 박 씨는 고장 난 휴대전화 대신 현재 구형 임대폰을 사용하고 있다.

박 씨는 "TV에서는 최신 휴대전화 광고가 물밀 듯이 쏟아지지만 정작 2G이용자들은 쳐다보기만 한다. 2G 가입자는  철저히 소외당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3G로 번호를 바꿔 사용하려고 해도 그동안 장기가입고객으로 할인을 받아왔던 혜택도 없어지게 돼 10년 넘게 사용한 고객을 위한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황당할 뿐"이라며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KT관계자는 "KT의 전체가입자 중 3G고객이 90%에 육박하기 때문에 3G쪽으로 초점이 많이 맞춰진다. 하지만 2G고객을 위해 3G로 이동하더라도 기존 사용하던 번호로 발신이 가능한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최신 2G전용 단말기. 그러나 KT 이용자에게 '그림의 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