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풋백옵션 연기'잘 안되네'..수용-불가 '공방'
5일 앞으로 다가온 대우건설 풋백옵션 행사 시점의 연기방안이 진통을 겪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아직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설왕설래에 그치고 있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근 15일로 예정된 대우건설 풋백옵션 행사를 1월15일로 1개월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무적 투자자들이 서로 이견을 보여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긍정적인 입장인 반면 사모펀드나 단순투자자 등 일부 투자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은 금호그룹이 지난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3조5천억 원을 지원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천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이다.
계약상에는 재무적투자자들이 이달 15일부터 1월15일까지 한 달간 아무 때나 풋백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돼 있으며 현금상환은 내년 6월15일 이뤄진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무적투자자들이 풋백옵션까지 행사하게 되면 매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 한달 연기를 요청했다.
은행들은 대우건설 M&A협상이 잘되지 않으면 손실을 입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국가 경제와 기업 상황 등을 고려해 법적으로만 문제가 없다면 행사 시기를 연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모펀드 등의 일부 재무적투자자들은 행사 시기 연기에 대해 부정적이다.
일부 사모펀드는 자산유동화(ABS)를 통해 풋백옵션을 이미 다른 투자자에게 넘긴 터라 연기 요청을 수용할 수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일부 투자자들이 오는15일 이후 풋백옵션을 행사하면 연기안에 동의한 은행 등 나머지 투자자들도 행사 시기를 늦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금융당국과 채권단도 1개월 정도 행사시기를 늦추는 데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내주 초까지 어떤 식으로든 17개 재무적투자자들 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