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발레리노 김현웅, 유쾌함 속 묵직한 진지함을 지닌 무용수
국립발레단의 발레 ‘백조의 호수’
2009-12-11 뉴스관리자
발레 ‘백조의 호수’에서 왕자 지그프리트 역을 맡은 발레리노 김현웅.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악마와의 치열한 싸움을 표현해야 한다. “왕자, 모든 걸 다 갖고 있는 부자죠. 그러나 그 깊은 곳에는 불행, 공허함이 있어요. 그 공허함을 사랑으로 채우려하는 것 같아요. 고독과 허전함 속에서 백조를 보고 사랑에 빠지죠.” 김현웅은 지그프리트 왕자처럼 비극적이면서도 순수한 열정의 사랑에 잘 어울리는 외모를 지녔다. 그럼에도 거리낌 없는 솔직함과 그 못지않은 장난기도 가득하다. “발레 ‘백조의 호수’에는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저희 공연은 해피엔딩입니다.” 해피엔딩처럼 밝고 긍정적인 무용수 김현웅을 만났다.

발레 ‘백조의 호수’는 다양한 버전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김현웅은 어느 버전의 ‘백조의 호수’를 가장 좋아할까. “각 버전마다 느낌이 틀려요. 제가 이해하는 부분도 다르고. 어떤 버전은 왕자가 호숫가를 뛰어다니다가 백조의 똥을 밟기도 해요. 정말 현실적이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저희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가 가장 좋아요. 아무래도 애착이 있어서 그렇겠죠?” 그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물었다. “1막에서 솔로로 하는 고독의 춤이 있어요. 그러다 로트바르트가 등장하며 2인무가 돼요. 둘이 같은 안무를 춰요. 한마디로 그가 저를 조정하는 거죠. 그 장면이 멋있어요.” 또 백조와 왕자의 첫 만남이라고 했다. “백조와 왕자가 처음 만나는 장면. 호숫가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데 백조와 왕자가 순간적으로 멈칫하다가 백조가 다리를 막 떨어요. 저는 그때 항상 떨리더라고요. 처음 눈이 마주쳤을 때, 무용수가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장면이기도 해요. 개인적으로 2막보다 1막이 더 아름다워서 좋아요. 호숫가에서의 아다지오도, 백조의 눈물을 표현하는 장면도 너무 아름답죠.”

발레리노 김현웅은 얼마 전에 끝난 발레 ‘왕자호동’에서 왕자 역을 맡아 열연한 바 있다. 이어지는 ‘백조의 호수’가 끝나면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에도 출연한다. 그에게 체력유지는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잘 먹고 잘 자고, 그게 최고인 것 같아요. 또 발레를 하다보면 안쪽 근육을 많이 사용해요. 바깥쪽 근육을 보충시켜줘야 서포팅이 돼 잡아주거든요. 먹는 것도 관리해요. 살찌니까. 놀고 싶다가도 내일의 연습을 위해 집에서 쉬도록 하죠.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스스로에게 지는 거잖아요.” 발레단 입단 전까지는 겨울이면 스키도 즐겨 탔다고 한다. 이제는 혹시나 다칠까봐 스키 등의 운동은 하지 못한다. 썰매라도 타면서 대리만족을 느낄까. “제가 모양 빠지는 건 또 싫어합니다.”

이제 며칠 후면 발레 ‘백조의 호수’ 막이 오른다. 공연에 대한 기대를 더하게 만드는 발레리노 김현웅. 유쾌함과 진지함을 동시에 지닌 아름다운 무용수 그가 마지막 말을 전했다. “너무 많은 캐스트가 있어서 선택하시기가 힘드실 것 같아요. 각자 자신들만의 색을 가지고 있어요. 각 커플들만의 매력이 있죠. 많이 찾아주셔서 저희와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국립발레단의 발레 ‘백조의 호수’는 12월 9일부터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이영경 기자,사진 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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