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굼뱅이 배송.환불 속 터진다

"물건 없지만 품절 아니야".."1주씩 미루다 어느새 1달"

2009-12-18     이민재 기자
<연합뉴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민재 기자] 일부 온라인쇼핑몰의 굼뱅이 배송이 소비자들의 핀잔을 사고 있다.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 넘게 배송을 지연하는 일부 온라인 쇼핑업체들의 무책임한 영업행태는 소비자의 불신을 깊게 해 업계 전반의 신용도를 하락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배송지연에 대한 핑계도 가지가지. 정상적으로 결제 완료한 제품이 갑작스레 품절로 돌변하거나 구매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해외 배송 제품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배송지연으로 환불을 요청해도 늑장부리기는 마찬가지. 환불마저 미뤄지면서 소비자들은 '먹튀몰'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가슴을 졸이기도 예사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해당 업체관련  피해 제보>


◆“지금은 없지만 품절은 아니야?”

서울 마천2동의 이 모(여.17)씨는 지난 11월 인터넷 쇼핑몰 B사에서  10만원 상당의 운동화를 주문했다. 원하던 모델을 겨우 찾았다는 기쁨에  구매버튼을 클릭하고 카드로 결제했다.

하지만 다음날 이 씨는 업체로부터 ‘국내매장에는 제품이 없다. 해외현지매장에서 발송하니 배송까지 1~2주정도 소요된다’는 뜻밖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불안한 마음에 소비자고발사이트 등을 확인해보니 해당 쇼핑몰에 대한 피해사례가 하루 3~4건씩 쏟아지고 있었다.

환불 받고자 전화했지만 매번 통화중이었고, 인터넷 상담으로 환불을 요청해도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면 만족할 만한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다”는 엉뚱한 답변만 늘어놨다.

이 씨는 “업체의 낚시성 광고에 걸려 제품배송도 환불도 모두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해당 사이트는  품절이 아니라며 환불을 미루고 있지만 사실 품절이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취재팀이 업체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역시 응답하지 않았다.

◆한주씩 미루다 어느새 한 달!

고양서 일산3동의 문 모(남.16)씨는 지난 11월 18일 온라인쇼핑몰 M사에서 10만5천원에 운동화를 구입했다.

하지만 결제를 완료하고 며칠이 지나도 배송은 이뤄지지 않았다. 답답해진 문 씨가 문의하자 해당 상품이 품절이라는 황당한 답변만 돌아왔다.

더욱이 업체는 제품이 입고되는 다음 주까지 보내주겠다는 핑계로 한 달 넘게 배송을 지연시켰다.

문 씨는 “다음 주에 보내주겠다는 말만 벌써 3번 넘게 들었다. 제품이 인기가 많고 바쁜걸 알겠지만 재고량도 확인하지 않고 판매부터 하는 무책임한 영업형태에 기가찬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M사 역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취재팀의 추궁에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공동구매 “물량확보 실패, 전원 환불?”

서울 일원동의 유 모(남. 24세)씨는 지난 3월 또 다른 M사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3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이어폰을 12만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다.

너무나 저렴한 가격 덕에 4차에 걸쳐 850여 명의 공동구매자가 몰렸고 결국 쇼핑몰 측이 물량확보에 실패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M사는 공지를 통해 “다른 경로를 통해 물량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신청 순서에 따라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개월이 다가도록  600여 명의 구매자가 배송도 환불도 받지 못해 발을 굴렀다. M사에 묶여 있는 돈만  7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유 씨는 “M사가 무리한 공동구매 진행으로 물량확보에 실패했으며, 수차례 걸쳐 공지한 환불 약속마저 지키지 않고 있다”며 “고객정보센터 전화번호마저 결번돼 있어 자칫 돈을 떼먹고 잠적한 것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분개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유 씨는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기사 보도 이후 환불을  받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