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빠진 강도, 빼앗은 휴대폰으로 112전화하다 쇠고랑

2007-05-14     뉴스관리자
혼자 사는 80대 할머니를 상대로 강도짓을 한 20대 남자가 술에 취해 빼앗은 휴대전화로 112신고하는 바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14일 경기도 광주경찰서에 따르면 김모(28)씨는 지난 1월 18일 오전 2시30분께 광주시 퇴촌면 전모(80.여)씨의 전원주택에 침입, 혼자 사는 전씨를 흉기로 위협한 뒤 현금 50만원과 금팔찌,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은 전씨가 빼앗긴 휴대전화를 해지하지 않도록 한 뒤 수사에 착수했으나 전씨가 연로한 관계로 범인의 인상착의 등 수사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사건발생 18일째인 지난 2월 4일 오전 3시40분께 김씨는 성남중원경찰서 지령실에 112신고, '중원구 수진동 빌라에 사는 여자친구가 문을 안열어 준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도 죄가 되느냐'고 전화했다.

김씨는 당시 술에 취해 전씨로부터 빼앗은 휴대전화를 112신고에 이용했다.

중원경찰서 지령실은 '경찰이 가도 방법이 없다. 내일 아침에 함께 가보자'고 달랬으며 , 통화내용은 그대로 녹취됐다.

김씨는 이어 여자친구의 후배 이모(23.여)에게도 전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으나 이씨는 새벽시간이라 곧바로 끊어버렸다.

전씨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주시해 온 경찰은 통화 대상자인 이씨에게 전씨의 휴대전화로 112신고한 사람의 음성을 들려줬고 이씨는 김씨의 신원을 경찰에 알려줬다.

경찰은 곧바로 김씨의 IP추적에 들어가 지난 11일밤 대전 용두동의 PC방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가 112신고외에 전씨의 휴대전화로 4-5명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모두 강.절도 전과가 있는 관계로 공범 가능성 및 범인 은닉의 위험부담으로 이들을 직접 상대해 김씨의 신원을 확인하기는 어려웠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피해자 전씨의 휴대전화를 해지하지 않도록 했는 데 김씨가 술에 취해 전씨의 휴대전화로 자동녹취되는 112신고를 하고 여자친구 후배에게 전화하는 바람에 쉽게 검거하게 됐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