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아이파크시티 '뻥'가격에 절반 미분양 '수모'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경기도 수원 아이파크 시티가 분양가 '뻥튀기'에 질식했다. 현대산업개발의 고질병인 뻥튀기 분양가에대한 여론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2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수원시 권선동 2ㆍ4블록에서 공급한 '수원아이파크시티 2차'가 1순위에서 절반 정도가 미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대기업 건설사가 공급하는 대단지 아파트의 청약이 절반 정도에 그치기는 거의 사례가 드문 일이다.
이번에 청약을 접수받은 세대는 총 2014세대. 이 가운데 1078명이 청약에 나서 평균 0.53대 1의 부진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1순위에서 마감된 주택형은 전체 21개 주택형 중 단 2개 뿐. C2블록의 84.88A㎡형과 101.97㎡형이 각각 2.22대 1, 3.35대 1로 주인을 찾았을 뿐 나머지 19개 주택형은 모두 미달돼 2순위로 넘어갔다.
수원 권선 아이파트 시티를 명품 랜드마크 주거단지로 개발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현대산업개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9월 진행된 1차 분양에서는 평균 2.7대 1이라는 양호한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1차 분양 전인 지난 8월 정몽규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원 권선 아이파크 시티를 압구정동 현대, 삼성동 아이파크, 해운대 아이파크 등과 같은 명품 주거단지를 개발하겠다"고 장담했었다.
경기도 수원시의 ‘수원 아이파크시티’는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222-1번지 일대 99만3000㎡ 부지에 6594세대가 지어지며 총 3차례 걸쳐 분양될 예정이다. 아파트, 타운하우스, 주상복합아파트, 단독주택 등 6천594가구와 테마쇼핑몰, 복합상업시설, 공공시설, 학교, 생태공원 등 기반시설이 들어서는 총 사업비 3조원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프로젝트다.
그러나 이번 2차 분양이 사실상 ‘실족’하면서 앞으로 단지 자체의 성공도 장담할 수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는데다 분양가 뻥튀기에대한 소비자들의 경계심리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파크는 이미 몇차례에 걸쳐 분양가 뻥튀기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현대산업개발이 재건축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아이파크'는 지난 10월 계약이 끝나기도 전에 떨이 수준의 급매물이 나와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3.3㎡당 최고 3000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 때문에 간신히 3순위 청약을 마감했지만 당첨자들이 막상 계약을 꺼려 계약률이 50%대도 미치지 못했다.
이같은 높은 분양가에 낮은 계약률로 단지의 가치하락을 우려한 일부 조합원들이 일반 분양 계약이 끝나기도 전에 급매물로 손절매에 나섰던 것.
분양가 20억원짜리 215㎡(공급면적 · 65평) 가 17억원 선에, 분양가 16억원이었던 179㎡(공급면적 · 54평)는 13억원에 인근 중개업소에 매물로 나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3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 1095번지 일대에 분양한 ‘강서 그랜드아이파크’ 도 분양가 뻥튀기(3.3㎡당 2천만원)로 미분양이 발생하자 30세대를 분양가대비 10.0~15.8%를 할인해 판매하는 수모를 겪었다.발코니 무료 확장까지 당근으로 내걸어야 했다.
제값을 주고 분양을 받은 소비자들만 땅을 칠판이다.
결국 현대산업개발은 이같은 분양가 뻥튀기→ 미분양→ 떨이세일을 반복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하고 아파트 가격에대한 소비자 불신이 심화되며 수원 권선 아아파크 시티의 대량 미분양 사태를 스스로 자초했다는 여론의 화살을 맞고 있다.
▲수원 권선 아이파크 시티 2차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