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

국내발레의 국경 없는 날개 짓을 꿈꾸다

2009-12-28     뉴스관리자

국립발레단의 최태지 단장은 올해 누구보다도 알찬 한해를 보냈다. ‘모스크바 국제발레콩쿠르(Moscow International Ballet Competition)’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됐고, 창작발레 ‘왕자호동’을 비롯 다섯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또한 12월에는 제 23회 예총예술문화상 무용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예총예술문화상은 한 해 동안 왕성한 예술 활동을 펼쳐 문화발전에 기여한 예술인을 선정해 수상하는 행사다. 최태지 단장은 “예총문화상은 발레뿐만 아니라 문화계 전반에 계신 분들과 함께 수상하는 상이기에 더욱 기뻤다. 우리 단원들과 직원 모두가 함께 해주었기에 받을 수 있었다. 저 뿐만 아니라 발레단 모두에게 주어진 상이 아닐까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최태지 단장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그 실력을 인정받아 2008년에 재취임 됐다. 국립발레단으로 돌아 온 지 1년. 지난 한 해 동안 그녀가 발레단의 진화를 위해 남달리 신경 쓴 부분은 어디일까. 최태지 단장은 “창작발레인 ‘왕자호동’의 활성화를 위해 애썼다. 작년에 취임하자마자 ‘왕자호동’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일반 관객들이 많이 찾아오시고 좋은 이미지를 구축한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 드라마틱 발레 중에서는 ‘신데렐라’와 ‘차이코프스키’를 옮겨왔는데 이 작품을 통해 우리 무용수들이 많은 성장을 거뒀다. 올해 준비한 신작 세편이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와 기쁘다”고 밝혔다.

국립발레단은 매년 12월에 ‘호두까기인형’을 공연 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호두까기인형’과 ‘백조의 호수’를 함께 올렸다. ‘백조의 호수’가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되는 건 6년 만이다. 최태지 단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국내 클래식 발레의 수준을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평가 받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차이코프스키’와 ‘신데렐라’는 외국안무가들에게서 그 실력을 인정받아 국외공연 가능성을 확보하는 로열티까지 얻었다. 최태지 단장은 “다시 한 번 국내무용단의 저력을 느꼈다. 외국에 나가는 것만이 세계화가 아니라, 이렇게 국내외 합동작업으로도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실감했다”고 말했다.

최태지 단장의 취임 이후 발레계에는 동호인이 활성화 되고 작품이 더욱 고급화 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국립발레단이라는 이름답게 아카데미와 강좌를 통해 발레인구의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최태지 단장은 “내년에는 찾아가는 발레를 통해 소외계층에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 대도시뿐 아니라 오지 등 발레를 보기 힘든 지방을 방문하는 공익사업을 펼치겠다”며 발레보급화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공익사업이 확대되고 ‘왕자호동’과 같은 창작발레가 활성화 되려면 사회와 기업의 활발한 지원이 필요하다. 그녀는 “최근 들어 발레공연의 예매율이 상당하다. 이제 기업들도 발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았을까. 내년에는 사회단체와 기업들이 좀 더 관심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가오는 2010년은 한국과 러시아의 수교 20주년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국립발레단이 모스크바 볼쇼이극장 무대에 선다. 최태지 단장은 클래식 발레의 본고장에서 초청공연을 갖는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볼쇼이 예술감독이었던 유리 그리가로비치에게 부탁하여 레퍼토리를 얻은 게 2000년이다. 그런데 작년 공연을 좋게 보셨는지 꼭 10년 만에 국립발레단을 볼쇼이 극장으로 초청했다. 볼쇼이발레단의 군무 속에서 솔리스트로 서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며 국립발레단의 수준을 러시아에서도 인정한 것이다.”

올 한해 귀한 성과를 얻은 그녀에게 가장 보람된 일을 물었다. 그녀는 공연을 찾은 관객의 대부분이 일반인이라는 점을 꼽았다. 올 한해 국립발레단의 공연 관객 중 무용관계자는 불과 1, 2퍼센트에 불과했다. 95퍼센트 이상이 입소문을 타고 찾아 온 일반관객이었다. 최태지 단장은 “하반기 공연된 ‘왕자호동’,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인형’은 매진사례를 이루었다”며 “정말 발레의 대중화가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앞으로도 디테일한 앙케이트 조사를 통해 관객들이 문화생활을 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최태지 단장은 끝으로 발레공연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녀는 “한 해 동안 많은 관객이 국립발레단 공연을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 갈 테니 기대해 달라. 단원 하나하나가 국가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니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며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뉴스테이지=박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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