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요 손 난로는 상온 20℃에서 쓰는 물건?"
[소비자가만드는신문=차정원 기자] 꽁꽁 얼어붙은 겨울철, 따뜻한 손난로 하나 있으면 추위를 이기는데 제격이다. 그러나 추위를 이기기 위해 구입한 손난로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원시 권선구의 최 모(여.37)씨는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 작년 11월 17일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요 전기 손난로 에네루프 카이로를 구입했다. 제품 개봉 직후 사용해 본 김 씨는 이상하게도 뜨거움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제품에 하자가 있다고 생각한 최 씨는 산요 고객센터에 문의했고 상담원의 안내에 따라 A/S센터로 점검을 보냈다. 점검 결과 제품에는 아무런 결함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인터넷에서 50℃ 까지 온도가 올라간다고 광고한 제품이 뜨겁지 않다는 것을 납득 할 수가 없어 최씨는 “직접 온도 측정을 해 볼 수 없느냐”고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잘 알지 못하는 비싼 기계를 사야 측정이 가능하다는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제품에 하자가 없기 때문에 교환이나 환불도 불가능한 상태라 최 씨가 산 ‘미지근한’ 손난로는 그만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손난로 성능 기준이 20℃?
소비자들이 손난로를 사용하는 유일한 목적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서’다. 때문에 제품의 광고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온도와 관련된 사항.
그러나 산요 에네루프 카이로의 인터넷 광고를 확인한 결과 ▲약 모드에서 39~45℃ ▲강 모드에서 43~50℃로 작동한다는 정보 아래 “각 온도는 주위온도 20℃일 때의 기준임“이란 주의 사항이 기재돼 있었다.
추울 때 사용하는 제품의 성능을 상온 20℃ 기준으로 설정 했다는 것은 어불성설. 실제 제품의 사용 목적에 반하는 사용환경인 셈이다.
이런 부분을 간과하기 쉬운 최 씨와 같은 소비자는 마냥 ‘50℃의 온도’라고 생각 하고 제품을 구입할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산요 담당자는 “광고의 온도 기준이 불합리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산요 본사 측에서 제공한 자료이며 현재 보다 실질적인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며 난색을 표했다.
따뜻함을 느끼기가 힘든 부분에 대해 담당자는 “제품이 시판된 3년 전부터 온도에 관한 고객의 불만을 들어왔지만 산요 제품은 일본에서 제작.수입되기 때문에 일본의 규정에 따라 (성능)기준을 책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사람은 '지지는' 정도의 따뜻함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보다 저온 화상피해에 대한 기준이 엄격한 일본의 경우 제품의 온도를 높이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산요 손난로는 앞으로 최대한 한국 실정을 반영하여 제품의 온도 부분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