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일본 기업..소비자 뭉갠다
허접상품 판매.늑장AS.수리비 덤터기.'뻥'이벤트 고객 농락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동기자]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늑장에 거액 수리비 청구까지 AS 불만이 높아지는 가운데 소비자의 비용과 시간만 허비케 하는 무용지물 제품 판매 및 이벤트까지 펼쳐 원성을 사고 있다. 심리적, 물질적, 시간적 약탈이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난로가 상온 20℃에서 쓰는 물건?"
수원시 권선구의 최 모(여.37)씨는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 작년 11월 17일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요 전기 손난로 에네루프 카이로를 구입했으나 이상하게도 뜨거움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인터넷에서는 50℃까지 올라간다고 광고하는 제품이었다.
제품 하자라고 생각한 최 씨가 고객센터에 문의한뒤 A/S센터로 점검을 보냈다. 점검 결과 아무런 결함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자가 없기 때문에 교환이나 환불도 불가능한 상태. 최 씨가 산 ‘미지근한’ 손난로는 그만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산요 에네루프 카이로의 인터넷 광고를 확인한 결과 제품의 황당한 특성이 확인됐다. ▲약 모드에서 39~45℃ ▲강 모드에서 43~50℃로 작동한다는 정보 아래 “각 온도는 주위온도 20℃일 때의 기준“이란 주의 사항이 기재돼 있었다.
즉 추울 때 사용하는 제품의 성능을 상온 20℃ 기준으로 설정한 것. 실제 제품의 사용 목적에 반하는 사용환경인 셈이다.
이에 대해 산요 담당자는 “광고의 온도 기준이 불합리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산요 본사 측에서 제공한 자료이며 현재 보다 실질적인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며 난색을 표했다.
따뜻함을 느끼기가 힘든 부분에 대해 담당자는 “제품이 시판된 3년 전부터 온도에 관한 고객의 불만을 들어왔지만 산요 제품은 일본에서 제작.수입되기 때문에 일본의 규정에 따라 (성능)기준을 책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사람은 '지지는' 정도의 따뜻함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보다 저온 화상피해에 대한 기준이 엄격한 일본의 경우 제품의 온도를 높이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산요 손난로는 앞으로 최대한 한국 실정을 반영하여 제품의 온도 부분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0만원짜리 소니DVD부품 교체 비용 22만원"
경기도 광주 삼동의 정 모(남.36세)씨는 지난 7월 초 소니 DVD 전원에 이상이 생겨 AS를 요청했다. 이 DVD는 2008년 2월 중순 30만 원가량에 구입해 그동안 영화 20편 가량 본 것이 전부였다.
정 씨의 거주 지역에 AS센터가 없어 직접 분당 센터로 방문했다. 지점 담당자는 "수리가 어려워 서울 본사로 의뢰해야 한다"며 일주일정도의 수리기간을 안내했다. 일주일 후 분당 AS센터 담당자는 부품비용으로 19만5천원을 안내했다.
구매가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거액의 수리비용에 놀라 본사 고객센터로 문의하자 공임비 2만5천원이 오히려 추가됐다. 제품가격과 맞먹는 부품 비용에 대해 문의하자 "일본에서 부품을 수입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정 씨가 확인한 결과 제품에는 'MADE IN CHINA'라고 기재돼 있었다. 중국에서 제조한 제품을 두고 '일본 수입'을 운운하는 설명에 정 씨는 업체에 대한 마지막 신뢰마저 잃었다.
결국 경쟁업체와의 서비스를 비교해가며 실랑이를 벌였지만 소니코리아는 겨우 공임 비용 면제를 제안했다. 정 씨는 소니코리아의 처사를 납득할 수 없어 AS의뢰를 철회하고 말았다.
정 씨는 "저렴한 가격에 완제품을 판매하고 부품을 비싸게 판매하는 식으로 이익을 챙기는 게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중국에서 제조한 것은 맞지만 완제품은 일본에 있는 글로벌 창고에 보관된다. 따라서 일본에서 제품 및 부품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고가의 부품비용에 대해서는 "모듈화로 인해 한 가지 부품만 교체하기 어렵다. 이번 경우 '파워모듈'에 문제가 생겨 전면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 디지털 카메라 시야율 ‘약’ 100%?
대전시 관저동의 박 모(남.33세)씨는 캐논 디지털카메라 'EOS 7D'의 시야율과 관련해 업체의 과장광고를 비난하고 나섰다.
박 씨는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기 전 사양을 꼼꼼히 확인했고 'EOS 7D'의 시야율(카메라의 뷰파인더에 피사체가 보이는 범위로 시야율 100%는 뷰파인더로 보이는 범위와 사진에 찍힌 결과물의 범위가 같다는 의미)이 100%라는 내용을 믿고 구매 결정했다.
하지만 막상 사용해보자 시야율이 떨어지는 느낌이었고 주변의 이용자들 역시 박 씨와 동일한 의견을 보였다. 구입자들이 동일한 내용으로 확인을 요청하자 캐논 측은 최근 광고 문구를 시야율 ‘약’ 100%라고 슬그머니 수정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진화되지 않자 캐논은 지난 11월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7D뷰파인더 시야율은 스펙 상에 약 100%로 표시하고 있으며, 상하, 좌우 모두 99%±1%를 기준으로 한다고 해명했다. 파인더 시야율이 100%가 넘어가면 파인더에서 보이는 것이 촬영한 이미지에 기록되지 않기 때문에 100%를 넘기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는 것.
박 씨는 "소비자들은 허위·과장광고를 문제 삼고 있는데 캐논 측 시야율 100%가 정상이냐 비정상이냐로 초점을 흐리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에 대해 캐논코리아 관계자는 "일본에서 시야율 츨정장비를 들여와 소비자들이 구입한 카메라 시야율을 측정한 뒤 불만이 있는 소비자에 대해서는 환불조치 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