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국서 투자는 커녕 돈빼가기 바빠

2010-01-07     뉴스관리자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입액이 크게 줄었다. 1~11월 순유입액이 15년 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무엇보다 외국 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다시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려면 외국자본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없애고 우호적인 투자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입액 60% 급감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국인 직접투자액에서 회수액을 뺀 순유입액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집계한 결과 9억6천500만 달러로, 2008년 같은 기간의 22억7천500만 달러보다 13억1천만 달러(57.6%) 줄었다.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입액(1~11월 기준)은 1994년 7억6천700만 달러에서 1995년 15억4천850만 달러로 올라간 이후 한 번도 10억 달러 아래로 내려온 적이 없었다.

연도별 1~11월 순유입액은 ▲1996년 17억4천130만 달러 ▲1998년 49억7천520만 달러 ▲2000년 79억7천280만 달러 ▲2002년 19억2천530만 달러 ▲2004년 77억5천80만 달러 ▲2006년 18억3천200만 달러 등이었다.

결국 올해 순유입액은 15년 전인 1994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순유입액이 가장 많았던 2004년과 비교하면 12%에 불과하다.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입액이 줄어든 것은 투자보다는 회수가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즉, 우리나라에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투자금을 빼가는 데 치중했다는 뜻이다.

외국인 직접투자 가운데 국내 지분자본에 투자한 금액은 1~11월 57억1천750만 달러로 2008년 같은 기간의 73억6천860만 달러보다 22.4% 줄었다. 지분 회수액은 70억960만 달러에서 51억8천860만 달러로 26.0% 감소했다.

한편,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 순유출액(해외 투자액-회수액)은 이 기간 86억6천410만 달러로 2008년 같은 기간 174억5천170만 달러보다 50.4% 줄었다. 감소율은 2001년(-53.0%) 이후 가장 높았다(연합뉴스).

  
◇ 글로벌 투자환경 최악..정부 "그나마 선방"
정부도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는 2008년보다 1.9% 감소했다. 이는 투자신고액 기준으로, 실제 투자로 연결된 액수(도착액)는 19.8% 줄었다.

   신고 후 철회 가능성을 감안하면 도착액이 신고액보다 적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신고액 감소율과 도착액 감소율의 차이는 지난해 유난히 컸다.

   도착액 감소율을 신고액 감소율로 나눈 배율은 2000년 3.6배, 2001년 2.0배, 2002년 1.3배, 2006년 1.8배, 2007년 2.2배 등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0.4배로 급상승했다. 투자 신고와 도착의 시차를 감안해도 비정상적인 감소폭이다.

   한은 경제통계국 양호석 과장은 "투자규모가 큰 주요 외국기업이 금융위기의 직간접적 타격을 받으면서 글로벌 투자환경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