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자 긁어' 신용카드 작년에도 유례없는 호황

2010-01-07     임민희 기자

지난해 국내 카드결제 금액이 5년 연속으로 10%대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속에서도 카드결제 비중이 꾸준히 늘어난 데다 하반기부터 소비심리가 살아난데 힘입었다.

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카드 승인실적은 332조7천2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58% 증가했다. 기업구매카드와 해외 신용판매, 현금서비스, 카드론 실적을 제외한 순수 국내 승인실적이다. 

국내 카드 실적은 '카드대란' 다음해인 2004년 1.53% 증가에 그쳤지만 2005년 17.06%, 2006년 14.87%, 2007년 15.27%, 2008년 18.08%로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도 1분기에는 경기침체 여파로 전년 대비 5.59% 증가에 그쳤지만 2분기 9.34%, 3분기 10.93%, 4분기 15.96%로 성장세가 다시 빨라졌다.

특히 12월 카드결제 금액은 전년 대비 20.02% 급증한 32조5천880억 원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초로 30조 원대를 기록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국내 카드 승인실적은 금융위기 이전인 20%대 증가율을 회복했다"며 "재작년 12월 증가율 급락(9.09%)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노후차량 세제 혜택 종료(작년 12월31일)로 인한 연말 자동차 수요 급증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지출 대비 신용카드 결제 비중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 비중(체크ㆍ선불카드 제외)은 1990년 5.6%에 불과하다가 2000년 24.9%로 늘었고 정부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2002년 45.7%까지 뛰어올랐다.

2003년 카드대란을 거치면서 41.6%(2004년)까지 줄었던 카드결제 비중은 2005년 44.6%, 2006년 47.3%, 2007년 49.5%, 2008년 50.1%로 재차 확대됐다.

작년 1~9월까지는 민간소비지출 424조8천400억 원(명목 기준) 중 신용카드 결제가 221조4천100억 원으로 52.1%를 점하고 있어 카드결제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카드결제 시장의 3분의 1을 점하는 비씨카드의 지난해 업종별 승인실적을 보면 편의점(52.7%), 인터넷쇼핑(22.0%), 자동차(17.0%), 학원(14.8%), 케이블TV 홈쇼핑(12.2%), 병의원(12.1%) 등의 업종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편의점 등에서 이루어지는 소액결제도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학원, 병의원 등 현금 선호 업종에서도 카드결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회원확보 경쟁에 나서고 모바일카드 등 새로운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카드결제 비중 확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