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난 클린턴, 힐러리에게 "이혼하자"

힐러리 진면목 파헤친 책 잇단 출간 美 정가에 파문

2007-05-26     뉴스관리자
힐러리 클린턴은 누구인가.

8년간의 백악관 퍼스트 레이디에 이어 상원의원으로 미 의회에 입성했고, 이제는 사상 최초의 여성 미국 대통령을 노리는 힐러리 클린턴의 진면목을 파헤친 책들이 잇따라 등장해 미국 정가에 적지않은 화제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힐러리의 삶에 대한 책과 보도들은 자서전 '살아있는 전설' 이외에도 그동안 끊이지 않았으나 다음달초 출간될 예정인 두 권의 책은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타임스의 명성있는 기자들이 여러 해에 걸쳐 추적 취재한 내용을 담은 것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주목된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시절 밥 우드워드와 함께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폭로했던 칼 번스타인이 8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추적한 '여성 지도자:힐러리 로담의 삶(A Woman in Charge: the Life of Hillary Rodham)'은 힐러리 의원이 남편의 부정을 참아내며 권력을 추구한 야망의 여성으로 그리고 있다.

'빌 클린턴에겐 아칸소 주지사 시절 힐러리보다 더 사랑하는 여성이 있었다. 클린턴은 힐러리에게 이혼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화가 난 힐러리는 클린턴 대신 아칸소 주지사에 출마하려 했다...'
힐러리의 측근 인물들을 심층 인터뷰한 번스타인은 책에서 클린턴과의 결혼을 망설이던 힐러리가 클린턴을 따라 아칸소주로 간 결정적 이유는 그녀가 워싱턴 변호사 시험에 떨어져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칸소주에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힐러리는 남편의 끊임없는 부정에도 권력욕 때문에 이혼하지 않은 것으로 책은 묘사했다.

클린턴은 아칸소 주지사 시절 전력회사 간부였던 마릴린 조 젠킨스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져 1989년 힐러리에게 이혼을 요구했으나 힐러리는 이를 거부했다. 당시 힐러리는 집도 한 채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돈이 없는 상태에서 이혼하고 딸 첼시를 키우는걸 걱정했다고 한 친구는 전했다.

젠킨스는 클린턴이 대통령이 돼 워싱턴으로 떠나던 날 새벽 5시15분 주지사 관저에 몰래 들어가 클린턴과 마지막 밀회를 한 것으로 책은 밝혔다.

클린턴과 힐러리는 이혼 요구 이후 애정없는 부부관계를 유지했으며, 1990년 클린턴이 대선 출마를 준비하기 위해 주지사 사임을 검토하자 힐러리는 남편 대신 주지사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주위의 만류로 단념했다.

클린턴이 대통령이 돼 백악관에 입성하자 힐러리는 언론의 감시가 엄격한 워싱턴에선 남편의 바람기가 잦아들 것으로 기대했으나 르윈스키 스캔들로 그런 기대는 빗나갔다.

힐러리는 또 연방검사 케네스 스타의 화이트워터 스캔들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한 진술 때문에 위증 및 사법방해 혐의로 기소될 것을 걱정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 탐사전문기자 제프 거스와 돈 밴 네이터가 함께 쓴 "그녀의 길 : 힐러리 클린턴의 희망과 야망"은 클린턴과 힐러리가 결혼하기 이전에 이미 민주당을 개혁해 백악관에 입성한다는 "20년 계획"을 세웠다고 공개했다. 클린턴의 전 여자친구인 말러 크라이더는 힐러리가 만든 이 계획서가 클린턴 책상 위에 놓여있는걸 봤다고 증언했다.

클린턴 부부는 또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뒤 클린턴이 퇴임하면 힐러리가 대선에 출마한다는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고 책은 밝혔다.

"그녀의 길"은 특히 힐러리의 상원의원 의정활동을 집중 추적해 그녀가 끊임없이 여론의 관심을 받으며 권력을 추구하는 성향의 소유자라고 분석했다.

힐러리는 2003년 이라크 침공 찬성 투표를 하면서 이라크 상황에 대한 종합보고서조차 읽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힐러리 진영은 오랫동안 걱정했던 이들 책의 내용이 25일 워싱턴 포스트에 처음 공개된데 대해 새로운 내용이 없다며 파장을 줄이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힐러리 선거운동본부 대변인인 하워드 울펀슨은 힐러리가 그동안 온갖 소문에도 불구하고 뉴욕주 상원의원에 재선했음을 강조하며, "3명의 기자가 10년 가까이 걸린 취재를 통해 아무런 뉴스도 찾아내지 못했다는게 오히려 뉴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권위있는 기자들이 유명 출판사를 통해 다음달 초 각각 수 십 만 부의 책을 펴낼 경우 힐러리의 대권 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미국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