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농심에 도전장..辛씨 형제 '라면 전쟁'
2010-02-02 윤주애 기자
37년 만에 부활한 '롯데라면'이 라면업계 부동의 1위인 농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말부터 야쿠르트가 생산한 자체상표부착(PB) 롯데라면을 출시해 전국 점포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롯데는 롯데라면 판매처를 롯데마트 외에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으로 확대했다. PB상품을 롯데마트 매장에 국한하지 않고 롯데 계열사의 전 유통채널에서 판매한다는 것은 그만큼 롯데라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신격호(88)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라면 판매처 확대를 적극적으로 지시했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업계에서는 '형제간 라면 전쟁'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동생인 신춘호(78) 농심 회장이 오랫동안 소원한 관계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생 신춘호 회장은 1965년 '롯데공업'이란 회사명으로 라면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신격호 회장은 "라면은 성공하기 힘들 것 같다"며 말렸으나 신춘호 회장은 이를 듣지 않고 라면사업을 밀어붙여 두 사람 사이에 앙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춘호 회장은 결국 롯데라는 이름을 버리고 사명을 지금의 '농심'으로 바꾼 것도 형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농심은 롯데라면에 대해 아직까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롯데 측은 "연내에 라면시장에서 신라면에 이어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