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불행이 나의 행복?"..'하이에나' 마케팅 후끈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고급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에 치중하며 3년간 전 세계 자동차 1위 자리에 우뚝 선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잇따른 대규모 리콜 사태로 날개없는 추락 사태를 겪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가속페달 문제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캠리 등 주력 차종 8개에 대해 800만~1천만대의 대규모 리콜을 실시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일거에 잃었다.
더욱이 가속페달 문제는 이미 2007년에 불거졌지만 도요타 측이 이를 공표하지 않고 감춰오다 이처럼 대규모의 리콜 불씨를 키우게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요타는 현재 가속페달 불량의 원인을 부품 제조사인 미국의 CTS사에 돌리고 있어 책임여부를 둘러싼 법정 공방도 예고하고 있다. 발걸음을 돌리는 소비자들을 배웅까지 하는 셈.
리콜에 따른 비용손실도 만만치 않다. 리콜 예상비용만도 1조3천억원에 달하며, 지난 1일부터 일주일간 판매 중단을 선언하며 얻은 손실만도 5억달러에 이른다. 떠나는 소비자들로 인한 매출감소까지 더해진다면 도요타는 회생 불능에 이르게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요타는 이미 2008년과 2009년 이미 회계상 적자를 기록했다.
◆도요타의 '불행'이 경쟁사에는 기회?
그러나 도요타의 '불행'이 경쟁사들에는 '기회'가 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그리고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3사는 지난주부터 도요타 고객이 자사 차량으로 바꿀 경우 현금 1천달러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 또한 도요타 고객이 현대차로 바꿀 경우 쏘나타와 엘란트라(국내 아반떼), 엘란트라 투어링 등 3가지 차종에 대해 1천달러 인센티브를 2월1일까지 제공했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고객 인센티브와 함께 미국 광고비 지출을 늘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도요타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소비자도 이탈?
국내에서도 5천명에 달하던 도요타 사전계약자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는 2일 도요타자동차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사사키 신이치 부사장을 통해 사실화 되기도 했다.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이치 부사장은 "일본 국내산 가속 페달은 덴소 제품으로 리콜된 부품과는 구조가 달라, 밟았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거나 하는 불편은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리콜 이후 주문이 줄어들고 있는 소식을 들었다. 이번 리콜은 보통 때와 다르게 매출에 더욱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차량 주문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며, 판매도 20% 이상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도요타의 국내 판매대수가 그다지 많지 않고 남의 불행을 파고드는 '하이에나'마케팅이란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지는 않고 있다.
국산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를 사려고 했던 사람들이 이번 리콜 사태로 발걸음을 돌린다고 국산차를 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도요타가 세계1위 기업일지라도 국내에선 하나의 수입차브랜드일 뿐이어서 소비자들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 '신사도'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도요타 리콜 사태에 따라 별도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지는 않고 있다"며 "평상시와 같이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