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3년 뒤 배에서 '수술실'이 나오면 어떤 기분?

2010-02-16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무려 3년 전에 수술 받았던 자리에서 낚시줄과 비슷한 '수술실'이 빠져나와 소비자가 경악했다. 소비자는 수술실 때문에 3년 동안 상처가 아물지 않는 고통을 겪었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병원 측은 사후 치료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며 보상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 서교동의 정 모(여.31세)씨는 2006년 11월 서울 신촌의 S병원에서 난소 수술을 받았다. 정 씨는 수술자국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1년 동안 외래진료를 받았다. 그렇지만 수술부위가 조금씩 차도를 보이는 것과 달리 수술부위 바로 밑에 50원짜리 동전만한 상처가 생겼고, 그 부위에 고름이 생겼다.

정 씨는 주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야 했지만 대학병원의 경우 진료 받으려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고 진료비가 만만치 않아 집에서 가까운 근처 병원에 다녔다.

게다가 미혼여성이기 때문에 상처부위를 드러내고 치료받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정 씨는 피부과 진료를 받지 못하고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사람에게 좋다는 연고를 약국에서 구입해 발랐지만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문제는 2010년 1월 초 고름을 짜내고 연고를 바르다가 '털'보다 두꺼운 청색의 실이 빠졌다.

정 씨는 "퇴근 후 상처부위에 또 고름이 생겨 짜내니까 낚시줄 비슷한 실이 보이길래 잡아 당겨서 빼냈다. 더 놀라운 것은 이제까지 아물지 않았던 상처가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약을 발라도 낫지 않았는데, 실을 빼낸 이후 고름도 생기지 않고 상처가 회복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 씨는 "무려 3년2개월(38개월)이란 긴 세월 동안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받았다. 피부가 남보다 예민해 상처가 낫지 않는 줄 알고 연고만 발랐는데 이제서야 그 이유를 알아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병원측은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을 받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의학적으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S병원 관계자는 "수술실에도 녹는실과 혈관을 꾀맬 때 사용하는 천천히 녹는 실 등이 있다. 정 씨의 경우 3년이 지난 뒤 수술실이 빠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고름이 차기 시작할 때부터 병원을 찾아와 치료받아야 하는 것이 맞다. 게다가 집에서 스스로 실을 빼내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에게 보여 뽑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정 씨는 수술 당시 의료피해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냐며 민원을 제기하면서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금전적인 보상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