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인터뷰] 이한위‧이문식 등 연극열전3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가 오는 3월 6일부터 5월 23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콩가루패밀리의 명랑라이프스타일 ‘오빠가 돌아왔다’는 연극열전3의 세 번째 작품으로 이한휘, 이문식, 김원해를 비롯해 황영희, 이신성, 민성욱 등이 출연한다. 연출은 ‘삼도봉 美스토리’ ‘락희맨쇼’ 등의 고선웅이 맡았다.
2월 10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이한위, 선종남, 이문식, 김원해, 황영희, 민성욱, 이신성, 류혜린, 김다영 등 배우들과 고선웅 연출이 참석했다.
이 작품은 14살 소녀가 화자로 등장한다. 술주정뱅이에 고발을 일삼는 아빠, 그런 아빠의 폭력에 집을 나갔다가 4년 만에 어엿한 직업을 얻어 동거녀까지 데리고 돌아온 20살의 오빠, 아빠와 헤어지고 함바집에서 일하는 엄마로 구성된 가족의 이야기다. 엉뚱하고 기발한 가족캐릭터와 순발력 있는 유머는 이 시대 가족의 무너진 위계질서, 경제력에 따른 권력구조의 변화를 냉소적이지만 유쾌하게 보여준다.
고선웅 연출은 ‘오빠가 돌아왔다’를 통해 브라스 음악과 댄스가 극의 테마를 이끄는 이색적인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달동네의 향수가 넘쳐나는 원맨밴드의 색소폰, 트럼펫, 트럼본 등 총 8가지의 악기반주가 극의 분위기를 살린다.
◎ 배우 및 연출 Q&A
- 가장 연장자인 이한휘 배우. 작품 안에 브라스 음악도 있고 춤도 있습니다. 다른 연극보다 역동적인 장면이 많은데 어떠신지요?(이한휘)
제가 연기하면서 가장 경계하고 또 가장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춤인데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춤을 잘 못추는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딱한 춤을 본격적으로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이 작품이 희망 없고 상스러운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긴 하지만 연습 하면서 매우 명쾌하면서도 즐겁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예전 ‘주유소 습격사건’ 때 깨트리는 연기, 자유로운 연기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번 캐릭터(오빠 역)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이신성)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새로운 기운을 더 얻고 계속 발전해 나가고 싶은 마음에 그런 말을 한 거였어요. 오빠라는 역할이 다양하게 많은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많이 시도해보고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어요. 남은 시간 동안 더 몰입해서 좋은 캐릭터를 완성 하는 게 숙제인 것 같습니다.
- 전작인 ‘일지매’ ‘플라이 대디 플라이’ 보면 부성애 넘치는 역할을 많이 맡았습니다. 이번 역할은 알콜 중독에 아들을 때리기도 하는 나쁜 아빠 역인데 어렵진 않나나요?(이문식)
일지매’ ‘플라이 대디 플라이’ 등에서 보여줬던 부성애와 ‘오빠가 돌아왔다’의 부성애는 표현 방법이 다를 뿐 그 속에 갖고 있는 아버지로서의 본질은 비슷한 것 같아요. 장면은 재밌지만 그것이 어떨 때는 슬프게 보여질 때가 있어요. 우리 아버지들의 자화상 같아서 정말 짠합니다.
-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연극으로 각색할 때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고선웅)
대중적이나 작품적으로 인정을 받은 작품을 하게 되면 부담은 정말 큽니다. 그러나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단박에 읽을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다보니까 세상에는 좀 더 사랑에 관한 얘기들이 필요하다는 것들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파편화되고 많이 망가지고 있는 우리 가족 풍토를 조금 환기해줄 수 있는 주제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제게 남겨진 숙제는 소설이 가지고 있는 문법을 어떻게 무대 언어로 치환해서 표현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제가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감수성이나 영감들이 브라스 음악과 역동적인 부분이었는데 그게 맞다면 사실주의적인 무대 공간이라든지 구조적인 것이 들어오지 않고도 훨씬 단순한 상태에서 소설이 갖는 정수만을 쫒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한위씨와 이문식씨는 둘 다 코믹한 이미지가 비슷합니다. 서로의 연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이한위 : 제가 먼저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이문식씨가 제 주면으로 온 케이스거든요. 이문식씨가 막 도착했을 때는 매우 반가웠어요.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표현하는 배우라는 걸 알기에 이 작품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마음이 편안했어요. 그런데 연습을 하면서는 두렵기도 했어요. 이 아이는 요즘 일이 없는 것처럼 이 작품에 올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니까, (웃음) 문식이랑 저랑 같이 하면서 어쨌든 내 연기가 좀더 점프할 수 있는 기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문식 : 한위 형님이랑은 다모 때 처음 뵙지만 언제나 그렇듯 저는 하층민 신분 낮은 역할을 많이 했었고 선배님은 상당히 신분이 높은 역할을 많이 하셨어요. 비슷하지만은 않습니다. (웃음) 이한휘 선배가 한다고 해서 저는 무척 반가웠습니다. 재밌게 할 수 있겠구나 많은 것들을 내가 배워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해 후배님까지 모두 트리플 캐스팅인데 어떤 캐스트로 봐도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6년 만에 연극무대에 서신다고 들었습니다. 코믹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데 캐릭터 변신에 대한 고민이 있으셨는지요. (이문식)
캐릭터 변화에 대한 갈증은 항상 갖고 있어요. 영화 하다가 코믹한 모습으로 많이 망가졌죠. ‘오빠가 돌아왔다’의 아버지를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첫째로 작품을 굉장히 좋게 잘 봤고, 두 번째는 고선웅 연출에 대한 신뢰, 그리고 한 10번 째 정도 되는 이유로 이한위 선배님이 하신다는 거. (웃음) 나중에 작품을 보시면 ‘이문식이란 배우가 왜 이 작품을 선택했는가’ 하는 이유는 아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 ‘늘근도둑 이야기’에서 다년 간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따고 준비하고 있는 게 있는지요. (김원해)
두 선배님들과 함께 하다보니까 제가 주로 세 번째 연습을 하게 되거든요. 내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선배님들이 먼저 할 때가 가끔 있어요. 제가 연습 들어가면 하려고 했던 건데 어쩌다 보니 선배님들을 따라하는 게 되는 경우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두 선배님들께는 비밀인데 제가 따로 이봉조 역할이니까 이봉조 하면 섹소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선배님들이 물리적으로 시간이 안되실 때 제가 따로 연습을 해서 이 부분을 두 선배님들과 차별화를 시켜 볼 욕심도 있습니다. 오늘 처음 공개하는 겁니다. (웃음)
(뉴스테이지=최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