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저단위 투여가 슈퍼 박테리아 만든다
2010-02-16 뉴스관리자
미국 보스턴 대학 의과대학의 제임스 콜린스(James Collins) 박사는 항생제를 박테리아를 죽이기에 충분치 못한 약한 단위로 투여할 경우 오히려 여러 가지 항생제에 교차내성(cross-resistance)을 갖는 슈퍼 박테리아로 키우게 된다고 밝힌 것으로 과학 웹진 사이언스 데일리가 12일 보도했다.
교차내성이란 박테리아가 특정 약제에 대해 내성이 생겼을 때 그 약제와 화학적 구조나 작용기전이 동일하거나 비슷한 약제에도 내성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콜린스 박사는 항생제를 강력한 단위로 투여하면 유해산소인 활성산소(ROS)분자의 생성을 자극, 활성산소가 박테리아 세포의 DNA, 단백질, 지질을 파괴함으로써 박테리아가 죽지만 투여한 항생제가 용량미달로 박테리아를 죽이지 못할 경우 박테리아 DNA에 변이를 일으켜 다른 여러 항생제에도 내성을 갖게 만든다고 밝혔다.
활성산소가 DNA에 손상을 입히면 DNA수리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DNA변이가 유발될 수 있는데 항생제를 약하게 투여하면 이러한 DNA변이율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 콜린스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대장균과 포도상구균에 5가지 항생제를 저단위로 투여한 결과 매번 활성산소 증가와 함께 DNA변이가 나타났으며 5가지 항생제 중 하나를 저단위로 투여했을 때 다른 항생제들에 대한 내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항생제 내성을 유발시킨 유전자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박테리아를 항생제로부터 보호해준 DNA 염기서열 변이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러컬 하게도 일부 박테리아의 경우 다른 항생제들에 대해서는 내성을 갖게 되었으면서도 최초에 투여된 항생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의사가 항생제를 저단위로 처방하거나 환자가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항생제를 제대로 복용하지 않았을 경우 결국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를 키우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콜린스 박사는 지적했다.
또 가축사육 농가에서 사료에 약한 단위의 항생제를 첨가하는 것도 문제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분자세포(Molecular Cell)'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