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전(?)도 못건진 송유관 절도단 '쇠고랑'

2010-02-18     뉴스관리자

한적한 교외를 지나는 송유관에 거액을 들여 구멍을 뚫은 뒤 기름을 훔치려던 일당이 투자비용(?)도 회수하지 못하고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대구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일정한 직업이 없는 김모(44)씨와 용접기술자인 또 다른 김모(51)씨는 대한송유관공사의 송유관을 털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이들은 또 다른 1명을 범행에 가담시켜 지난달 23일 밤 굴착기까지 동원해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의 한 농장 지하를 지나는 송유관에 구멍을 뚫는데 성공했고, 본격적으로 기름을 훔치기에 앞서 3.5t 중고화물차량을 구입한 뒤 거액을 들여 유조차로 개조했다.

이들이 범행을 준비하면서 들인 돈은 모두 7천만원 가량.

   김씨 등은 본전 회수를 위해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으로 기름을 훔치기 시작해 모두 6차례에 걸쳐 휘발유 1만ℓ와 경유 5천ℓ 등 시가 2천300만원 가량의 기름을 훔쳤고 대부분의 기름을 팔아치웠다.

   그러나 송유관 절도 전과자들이 다시 범행을 시작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설 연휴를 전후해 일주일 여동안 송유관 매설지역 주변을 오가며 잠복근무를 실시하는 바람에 투자비용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한 채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날 절도단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범행을 주도한 김씨 2명이 지난 2005년에 경북 칠곡에서 같은 수법으로 기름을 훔치다 붙잡혀 3년형을 살고 출소한 사실이 있는 점으로 미뤄 이들의 여죄를 캐는 한편 훔친 기름을 판 곳을 찾고 있다.

   대구 서부서 조효영 경사는 "범행 장소는 농한기에 주인도 잘 찾지 않는 한적한 곳이다"며 "이들을 조기에 붙잡지 못했으면 송유관 공사에 큰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송유관공사는 송유관 기름절도 및 송유관 파손으로 인한 기름 유출 등을 막기 위해 누유감지시스템(Leak Detection System)을 통해 기름이 새는 것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