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바이오시밀러 사업 M&A통해 진출..대상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삼성전자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하기로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사업전망을 밝혀 주목된다.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 고한승 전무는 24일 '제3회 한국신약개발연구자협의회 포럼'에 참석해 '한국 신약개발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이날 고 전무는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척에대해 주위 시선을 의식하며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언급을 피했다. 다만 발제를 통해 신약개발, 특히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률이 높아 "한번 해볼만한 사업"이라고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고 전무는 "합성신약의 특허만료로 인한 제네릭 제품의 등장으로 시장은 확대되고 있으나 이익률이 낮아 성장률이 감소할 것"이라며 "바이오 분야는 아직 점유율이 미미하지만 성장성이 크기 때문에 한번 해볼만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제약사의 R&D 비용은 해외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므로 기업의 연구개발비 증가와 정부의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정부 지원금이 34.2% 늘어났다고 하지만 최소한 지원규모가 100억~200억원 이상 되지 않으면 큰 힘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 전무는 '아이폰' '아이패드'의 주역인 스티브 잡스를 거론하며 "부처별 분산된 연구개발비를 모아 블록버스터급 신약 개발을 할 '스티브 잡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또 2008년을 기준으로 세계 제약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1.9%에 불과해 수출을 통해 규모의 경쟁을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속 성장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지, 혁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지 등을 살펴 M&A 또는 기업간 제휴를 통해 신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신약으로 개발된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됐거나 특허가 아예 없는 경우 동일한 성분으로 출시되는 일종의 복제 의약품인 '바이오시밀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지식경제부가 지원하는 바이오시밀러 과제에 이수앱지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바 있다. 이수앱지스는 2007년 항혈전치료제 '클로티냅'을 출시해 국내 최초로 항체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의 사업화에 성공한 바이오테크 회사다.
한편 이날 고 전무는 바이오시밀러 생산공장 부지선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지자 "아직 발표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대답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당초 5천억원을 초기 투자하기로 한 바이오시밀러 생산공장 입주가 유력했던 세종시행이 무산되자, 대구 신서와 충북 오송은 삼성전자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
앞서 정부는 6차 첨단의료복합단지위원회에서 대구는 합성신약 및 IT·의료기기로 선정, 오송은 바이오신약 및 바이오의료기기 등 바이오기술로 특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이 대구첨복단지로 입주할지, 오송첨복단지로 갈지, 제3의 부지로 들어갈지 의견이 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바이오.생명과학 분야 인프라를 갖추는 오송이 유력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가 대구 출신이라 정치적인 고려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부지선정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경기도 역시 한화그룹과 함께 약 5700억원을 들여 개발하는 화성 바이오밸리에 삼성전자 바이오시밀러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사업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