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불구 이자비용 부담은 역대 최대

2010-03-04     임민희 기자

지난해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이자비용 부담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이자비용은 명목 기준 6만6천981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80만3천772원으로, 소득 증가율(1.5%)의 배가 넘은 수치다.

연도별 월평균 이자비용은 2003년 4만3천799원, 2004년 4만6천104원, 2005년 4만8천177원, 2006년 4만9천961원, 2007년 5만4천497원, 2008년 6만4천939원 등 해마다 증가했다.

통계청 추계가구(1천228만가구)를 적용하면 지난해 전체 가구의 이자비용은 9조8천703억2천16만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에는 1인 가구나 농어가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이들까지 포함한 총가구(1천667만가구)를 감안하면 이자비용은 더 늘어난다. 또 통계청이 조사에 반영하는 이자비용에는 사업상 목적의 가계대출, 수익 목적의 건물 임대를 위한 가계대출 등도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409조5천40억원, 평균금리가 신규취급액 기준 연 5.73%, 잔액 기준 연 5.4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0조원이 넘는 돈이 이자로 지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141조2천325억원, 보험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141조2천300억원까지 포함하면 이자비용은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까지 가능하다.

이처럼 가계의 이자부담이 증가한 것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가계 대출이 증가한 데 원인이 있다.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췄지만 금융권의 금리는 정책금리 인하폭만큼 낮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