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그리고 연극의 만남, 연극 ‘코펜하겐’
대학로에서 파헤치는 세기의 핵개발 프로젝트
극단 청맥의 연극 ‘코펜하겐’이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지난 50년간 과학사학자들이 흥미 있게 다루고 논란을 벌여 왔으나 결론을 얻지 못한 닐스 보어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만남을 다루고 있다. 연극 ‘코펜하겐’은 그동안 현대과학의 눈부신 발전 속에서 과학자들이 갖게 되는 철학적 갈등과 고뇌를 연극으로 승화시킨 명작이라고 평가받아왔다. 이번 공연은 (재)대학로공연예술센터의 새 출범을 기념하는 기획공연으로 선정됐다.
연극 ‘코펜하겐’은 1998년 영국 초연 이후 약 30여 국가의 언어로 공연됐고 2000년 토니상 최우수작품상 등 주요 3개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08년 극단 청맥에 의해 유시어터에서 초연됐다. 2009년에는 두산아트센터 과학연극시리즈에 참가했고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베스트7 선정, 연기상을 수상하며 국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핵분열, 원자탄의 제조과정, 불확정성원리와 상보성의 원리 등 물리학의 개념들을 다룬다. 이처럼 과학을 소재와 상징으로 사용하는 연극은 자칫 대중들에게 거리감을 줄 수도 있다. 공연관계자는 “과학을 잘 모르는 대중이라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 휴대폰 등과 같은 첨단 과학의 혜택을 누리고 있기에 과학의 원리나 이론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며 “이 작품은 우리 주위에 있는 과학을 연극으로 담아내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공연이다. 과학기술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때에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 변화, 지구온난화 문제, 복제, 생명과학, 로봇공학 등 과학기술은 이제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됐다”고 밝혔다.
또한 “연극 ‘코펜하겐’은 이러한 문제들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과학의 사회적 책임을 새롭게 인식해보는 작품이다. 과학기술의 발전 못지않게 과학자의 윤리에 대해서도 짚어보는, 모든 세대를 위한 작품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2009년 희서 연극상, 2009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연기상 수상경력의 명배우 남명렬이 물리학자 보어 역을 연기한다. 보어의 아내인 마그리트는 연극배우 조경숙이 연기하게 된다. 하이젠베르크 역은 배우, 연출가, 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 김태훈이 맡았다.
내로라하는 한국연극계의 간판 배우들의 원숙한 연기가 함께할 연극 ‘코펜하겐’은 3월 26일부터 4월 1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이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