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매운맛 5등급 표시..정부시안 마련
이르면 다음 달부터 고추장이 얼마나 매운지를 등급으로 표시하는 표준 규격이 도입된다.
15일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식품연구원(한식연)에 따르면 정부는 고추장의 매운맛 등급을 나타내는 표준규격을 마련해 다음 달 확정 고시할 계획이다.
표준규격은 'GHU(Gochujang Hot taste Unit)'를 매운맛 표기 단위로 삼았다.
제정안에 따르면 매운맛의 정도를 숫자 '0∼100'으로 표시하되 모두 5개 구간으로 나눠 가장 순한 맛은 '25GHU 이하'로, 가장 매운맛은 '100GHU 이상'으로 나타낸다는 방침이다. 중간 등급으로는 '25∼50GHU' '50∼75GHU' '75∼100GHU'가 제정된다.
한식연 관계자는 "캡사이신 함량이 평균적으로 얼마 이상일 때 사람들이 맵다고 느끼기 시작하는지 등에 대해 사람을 상대로 관능시험을 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등급을 정했다"고 말했다.
한식연 측은 이같은 등급표시안을 복수로 준비해 이달 말께 업계와 모임을 갖고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국내 주요 고추장 생산업체인 CJ제일제당과 대상이 한식연과 1년간 표기 방법을 공동연구하고도 각각 '스코빌 단위(SHU.Scoville Heat Unit)'와 'PPM'을 고집해 합의에 실패한 바 있다.
GHU는 일종의 절충안으로 CJ와 대상 모두 수용한 상태지만 다른 첩체들이 이견을 보일 경우 고추장 매운맛의 표준규격 도입은 늦춰질 수밖에 없다. 현재 대상은 자체적인 등급 표기법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 중이고 CJ도 4월부터 자체 표기법에 따라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매운맛 등급제가 도입되면 소비자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 자신의 입맛에 적당한 수준의 매운맛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또 매운맛에 예민한 외국인들도 단계적으로 고추장에 입맛을 들일 수 있어 한식 세계화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표기법을 의무사항으로 강제하지는 않고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해 도입 여부를 정하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