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옷이 안 팔린다.. 추위와 폭설 탓
폭설과 추위가 3월 하순까지 이어지면서 봄옷이 제대로 팔리지 않고 있다. 급기야 백화점가에서는 판매가 부진한 봄옷을 대신해 트렌치코트와 롱니트 카디건 등을 내놓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전통적으로 3월에 많이 팔리던 원피스와 블라우스 같은 봄옷 매출이 지난해 보다 15%가량 줄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도 이달 들어 22일까지 의류 매출이 지난 1~2월에 비해 크게 줄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의류 매출이 9% 늘었지만 올해 1~2월 신장률보다는 5%포인트나 하락한 것.
여성캐주얼의 경우 작년 대비 8%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1~2월에 비해서는 역시 4%포인트 이상 낮아졌고, 여성정장은 1~2월에 비해 매출 신장률이 6%포인트 둔화됐다.
때늦은 추위와 폭설로 봄옷을 입기에는 너무 춥고, 뒤늦게 겨울옷을 새로 장만하기에는 어정쩡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새 옷 구매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지역 최고 기온은 13℃, 지난해의 22℃, 2008년 20℃를 크게 밑돌고 있고, 예년 3월에 불과 하루 정도에 그쳤던 눈 내린 날도 올해 3월에는 5일이나 되는 등 봄 같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겨울옷도 아니고 봄옷도 아닌 트렌치코트 등 간절기 의류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는 이달 들어 22일까지 트렌치코트가 작년 동기 대비 32%나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역시 간절기 의류인 롱니트 카디건, 사파리 형태의 점퍼류들도 작년 동기 대비 20%대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당초 3월 의류매장을 원피스, 트렌치코트, 블라우스 등 3가지 아이템으로 균등하게 꾸밀 계획이었지만 이상기온으로 간절기 상품이 인기를 끌자 트렌치코트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였다"고 말했다.